[이슈플러스] AI G3 마중물 세액공제…투자활성화 '골든타임'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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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공지능(AI) 패권전쟁에 돌입했다. AI 기술은 산업 혁신을 넘어 경제와 안보, 사회 전반에 걸친 패권 경쟁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한국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인공지능(AI) G3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은 각종 세제지원 등 당근책을 제시하며 AI 민간투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민간 투자가 약화되며 유인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주요 통신사와 인터넷 기업을 포함한 경제계, 여야 정치권 전반에서 AI를 '국가전략기술'로 격상해 달라고 나서고 있다. AI 연구개발(R&D)·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여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경제·산업 혁신의 새로운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AI R&D·인프라 확충 필수

AI는 디지털시대 경부고속도로와 반도체·초고속 통신망에 비견되는 인프라로 비유된다. 생성형 AI와 AI 로봇 등이 사람의 일을 대체하며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끈다. 최근에는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산업으로서 중요성이 높아진다.

AI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AI 기술 연구개발(R&D)을 위한 연구비 투자와 시설투자가 필수다. 인력을 비롯해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서버, 스토리지와 전기통신설비, 공조설비 등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인프라도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특히 인프라 분야에서 고성능 GPU는 AI 모델이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고,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자원이다. 방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고성능 GPU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연구개발에 필수적인 AI 모델 학습이 제한을 받고 있다. 국가AI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AI투자 중 민간비중이 95%를 넘는 등 AI혁신의 주체가 민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1대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엔비디아 H100 GPU 15만개를 구축해 AI 서비스·인프라 선점경쟁에 나선게 대표적인 예다. 반면, 한국의 AI 민간투자는 순위는 위축되고 있다. 국가 AI위원회가 인용한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에 따르면 한국 민간 AI 투자 규모는 2022년 세계 6위에서 2023년 세계 9위로 내려 앉았다.

◇AI 투자 마중물 '세액공제'

민간투자를 끌어올릴 마중물이 절실하다. 산업계는 국회가 2025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업계가 제시한 AI의 '국가전략기술' 격상 카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디지털경제연합과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주요 디지털·경제 단체는 AI R&D·시설투자를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상 기존 신성장·원천기술에서 국가전략기술로 격상해달라고 건의했다.

조특법상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 R&D 투자금액에 대한 (법인)세액공제는 19%(대기업)~29%까지 가능하다. 전체 투자금액의 29%까지 법인세에서 돌려받는 것이다. GPU·NPU·클라우드 등 인프라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는 최대 40%(대기업)~50%(중소기업)까지 가능해진다.

단기적으로는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민간이 AI 세액공제에 힘입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경우 장기적으로는 산업 성장 효과에 힘입어 경제성장과 세수 증대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과 공공기관은 예상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AI 국가전략기술 지정시 4년간(2023~2026년기준) 세수 감소 규모는 2조38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이다. 이같은 세수 감소는 10년간(2023년~2032년) 39조9960억원 생산량 증가와 15만7549명 취업을 유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산업계는 AI를 수도권과밀억제권역 투자 조세감면 배제에서 예외로 인정해달라고도 주장한다. AI는 전국에 걸쳐 서비스될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필수적인 국가 핵심 자산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수도권과밀억제권역'에 대한 투자는 세액공제 혜택이 배제된다. AI 인프라가 현실적으로 수도권에 밀집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는 주문이다.

◇세계시장 AI 지원경쟁, 국회가 나서야

세계 주요국은 이같은 AI 투자 효과를 인지하고 적극적인 세액공제·투자지원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칩스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해 반도체와 AI 연구개발 분야에 대규모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은 R&D 세액공제 대상에 연구개발 목적 데이터 사용료, 클라우드컴퓨팅 비용 등 포함해 R&D 확대와 인프라 지원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AI R&D에 대해 최대 230%까지 세액공제를 제공, 사실상 AI R&D에 대해 국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국회에서도 AI 기술을 조특법상 국가전략기술로 격상하는 개정안이 여야를 막론하고 10개 발의됐다. 조승래·정성호·김태년·최민희·안도걸·신영대·정태호·조인철(이상 더불어민주당), 유의동·이인선(국민의힘), 천하람(개혁신당) 의원 등 2년간 12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AI 국가 전략기술 격상을 담은 조특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들은 여야를 뛰어넘어 AI가 앞으로 한국 경제와 국가안보를 책임질 전략적 자산이라는 인식을 반영했다.

기획재정부도 AI 기술의 국가전략기술 격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식 확인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예산결산조정 소위원회를 운영하며 내년도 예산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세계 AI 투자 경쟁과 국회 여야 공감대를 고려해 AI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법률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플랫폼·통신사 등 디지털 기업 관계자들은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한국의 경제적, 군사적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며, 이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치도 높아질 것”이라며 “이같은 미래를 이루기 위해 AI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관련 인프라와 R&D에 대한 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해 기업들이 AI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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