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거대화, 과밀화에 따른 환경 오염, 교통, 방범, 방재 등과 같이 각종 도시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지금에 스마트도시는 얼핏 희망의 등대로 보인다. 그러나 진정한 스마트도시는 단순히 첨단 기술과 대규모 예산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행동을 평가하고 개선점을 찾는 피드백(Feedback) 중심의 사고를 넘어서, 미래의 행동을 준비하고 최적화하는 피드포워드(Feedforward) 사고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피드백은 정보를 통해 현재 상황을 개선하는 과정을 말한다. 정보 이론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뒤로 돌아가다'라는 의미의 'Feed back'에서 파생되었다. 이는 본래 시스템의 성능을 조정하기 위한 자기조정 메커니즘으로서,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현재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른 행동을 하거나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즉, 이를 통해 보다 나은 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례로 인천광역시 송도는 개발 당시, 각종 첨단 기술이 도입됨에도 주민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초기 스마트도시 조성 시, 간과된 요소 중 하나였던 문화적, 사회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송도의 경우,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여 활기찬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는 등 사용자 요구에 기반한 도시 개발을 통해 성공적인 스마트도시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피드백 메커니즘은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으로, 특히 스마트도시에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주춧돌이 된다.
반면, 피드포워드는 '앞으로 나아가다'는 의미로 'Feed'(공급하다)와 'Forward'(앞으로)라는 두 단어의 조합에서 유래한다. 즉, 미래 지향적 솔루션을 찾기 위한 접근이다. 이는 과거의 경험을 넘어, 미래의 도전에 대비하고 성과를 예측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스마트도시에 있어, 이러한 예측적 접근은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기보다는 명확한 미래 지향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전 전략을 수립하는 데 더욱 중요해졌다. 미리 도시 환경 변화와 시민의 요구를 통합적으로 반영하고 전략을 세우며, 다양한 데이터 분석과 예측 기술을 활용해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 그리고 시민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도록 하는 피드포워드를 통해 우리는 보다 효과적이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도시에서 혁신은 이제 단순한 기술의 발전에 그치지 않고, 기술을 인간의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게 되었다. 싱가포르의 '스마트 국가(Smart Nation)' 이니셔티브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통해 공공 서비스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여기서 기술 혁신은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개선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기술 혁신이 진정한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 간의 융합 또한 필수적이다. 바르셀로나의 어반랩(Urban Lab) 프로젝트는 스타트업, 연구자, 정부 기관이 협력하여 스마트 솔루션을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플랫폼을 제공해 도시 내 물 소비를 25%나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공공과 민간 간 사일로를 허물로 보다 통합된 솔루션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융합적 접근은 스마트 시티의 혁신을 더욱 확대하고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핵심적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어떤 스마트도시 이니셔티브도 시민의 참여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브라질 쿠리치바의 사례는 시민 참여를 통해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교통 시스템인 간선급행버스체계(Bus Rapid Transit:BRT)를 구축한 성공적인 예로 볼 수 있다. 단순히 교통 혼잡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었지만, 꾸준히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노선과 서비스 품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된 이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인정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도시의 성공은 과거의 경험에서 배우고(피드백), 미래를 준비하며(피드포워드), 혁신적이고 융합적인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이런 새로운 사고방식은 도시를 단순한 건물과 도로의 집합체가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과 협업이 뒤얽힌 역동적인 시스템으로 재구성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함께 더 스마트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창출하기 위해 피드백&포워드의 원칙을 적용하며 기술과 사람의 융합을 통해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보자.
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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