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찾은 이재명…경영계와 '상법 개정·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 논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비효율적 규제 개선을 요청했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경총회관에서 열린 이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우리 노동시장에 누적된 비효율적인 규제들이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투자를 제약하고 있다”며 △경직된 노동시장 유연화 △노사관계 선진화 △투자 활성화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한 기업 지원 등을 담은 '경영계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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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 8명이, 경총 측에서는 손 회장을 포함한 회장단 14명이 참석했다.

특히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해 연장근로 정산단위 변경과 유연근무제 개선 및 연구개발, 고소득·전문직에는 근로시간 규율을 적용하지 않는 '이그젬션 제도' 도입을 건의했다. 연공형 임금체계가 근로자의 동기부여를 제약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을 위해 취업규칙 변경절차의 개선 필요성도 제안했다.

또 국회에서 발의된 근로시간 단축 방안과 법정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각각 주요국보다 생산성이 낮은 상황에서 기업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와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도 의견을 전했다.

이와 함께 경총은 투자 활성화와 경영안정성 제고를 위한 기업지원 방안 마련을 제안했다. 더 많은 기업이 새로운 투자를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상속세, 법인세를 비롯한 세제의 합리성을 제고하고,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민주당이 '증시 선진화'를 위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는 기업 경영에 부담을 더해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앞서 이 대표는 개인 투자자 세 부담 증가 논란을 빚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신 상법 개정 카드를 꺼낸 상황이다. 올해 정기국회 내에 상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으나 재계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 대표는 “기업 활동이 원활하게 되도록 지원하는 게 국민적 일자리를 늘리고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성장 발전의 과정에서 어떤 경로를 취할 것이냐가 문제일 텐데, 일방적이거나 비합리적 방법을 통해서는 이제 세계 경쟁을 해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노동문제는 단편적으로 맨날 싸우고, 압박하고, 압력을 넣어서 해결될 수가 없다고 본다”며 “지금 쌍방에 문제가 있는데, 진지하게 대화해서 결론을 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경총이 제안한 의견에 대해 “거의 수용하기 어려운 일방적인 얘기로 끝날 얘기들”이라며 “일방적으로 편들어서 할 수는 없는 일이니 결국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타협을 해야 할 텐데, 길을 찾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 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 8명이, 경총 측에서는 손 회장을 포함한 회장단 14명이 참석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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