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년 반을 갓 넘긴 국내 한 스타트업이 수산양식 산업에서 지난 50년간 독점적 지위를 이어온 초기 먹이생물 '알테미아'에 당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양생물 바이오 스타트업 바이오션은 획일적인 먹이생물 공급 체계에 따른 종자생산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알테미아를 대체할 물벼룩 기반 먹이생물 '모이나' 대량생산 채비를 갖추고 본격적인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정우철 바이오션 대표는 “초기 먹이생물은 사람으로 치면 분유나 이유식인데 알테미아는 특정 지역에서만 채취 가능하고 가격도 비싸지만 대체제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 수십년간 어종과 국가를 초월해 시장을 독점해왔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해양생물학을 전공한 정 대표는 당시 알테미아 대란으로 전 세계 수산양식 생산량이 급감하는 사태를 목도하고 20여년간 도전을 이어왔다.
자연생태계 초기 먹이생물의 80%를 차지하는 물벼룩도 일찍이 대안 중 하나로 떠올랐지만 수질에 민감하고 대량 양산을 위한 환경을 만들기 까다로워 대세를 뒤집진 못했다. 바이오션은 모이나 생애주기 연구를 통해 기초생태를 규명하고 대량생산 가능한 최적 배양환경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 6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지난해 4월 창업해 양산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었다.
모이나의 우수성은 수산연구기관을 통해 이미 검증됐다. 조피볼락, 자주복, 참돔을 대상으로 알테미아를 급여한 경우와 비교한 결과 모이나는 성장도 170%, 생존율 145%의 효과를 보였고 DHA와 같은 필수 영양소도 230%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모이나의 생산성이 알테미아의 2배, 비용은 절반 수준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바이오션은 현재 진주 본사 인근에 연간 100톤 규모로 모이나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 중으로 이르면 이달 중 완공 예정이다. 국내 종자생산업체 수요의 약 20%를 소화할 수 있는 양이다. 수산자원연구소의 자원증강 방류사업을 비롯해 수질에 민감한 모이나 특성을 이용한 생태복원 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낸다. 중국에서 우량종자 대상 실증연구 완료 후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일본, 인도,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미래 수산자원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알테미아가 선점한 글로벌 2조원 규모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초기 먹이생물에 그치지 않고 우량종자 생산, 기능성 사료 공급, 사육 자동화 시스템까지 전 세계 수산양식 산업에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수산 통합 플랫폼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진주=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