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조선사 HD현대중공업이 '초대형 수소엔진'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섰다. 저가 수주를 앞세운 중국과 조선 패권을 다투는 상황에서 초대형 수소엔진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초격차 확보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9월 '세계 최고 엔진 개발 기업의 원천 기술을 활용한 초대형 수소 엔진'을 글로벌 산업기술 국제 공동 R&D(연구개발) 사업 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HD현대중공업은 AVL과 함께 올 하반기부터 해당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해당 과제의 총괄 책임자인 안성찬 HD현대중공업 상무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산업기술 국제 공동 R&D 사업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만큼 조기에 산업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내 R&D 연구수준 향상과 미래 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우수 해외연구기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의 과제에 여러 경쟁 기관이 함께 참여한다는 것은 유례없는 일로 컨소시움 구성에 매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글로벌 산업협력 사업은 국가에서 추진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각 기관의 참여를 설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상무는 초대형 수소엔진 원천기술 확보가 조선업계 패권 경쟁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최근 조선사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초대형 수소엔진의 핵심기술 확보는 수소 기반의 친환경 선박에 대한 초격차 경쟁력 유지의 키포인트”라며 “유럽 주도 수소 생태계에서, 수소엔진 관련 원천기술 확보로 글로벌 기술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상무는 수소가 다루기 까다로운 에너지원이지만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을 앞세워 수소 엔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수소는 연소할 때 불꽃이 매우 빠르게 퍼져 나가는 성질(층류화염전파속도)을 갖고 있다”며 “빠른 연소 과정으로 인해 엔진 내부에서 이상 연소가 발생하거나 과열될 수 있어, 연소를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초대형 수소엔진 개발의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HD현대중공업은 이미 독자기술로 액화천연가스(LNG)·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1.5㎹급 혼소엔진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며 “세계 최초 메탄올 엔진 개발, 암모니아 엔진 개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대형 수소전소엔진을 개발함으로써 향후 개화할 수소운반선박 및 분산발전 시장에 누구보다도 먼저 진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수소 생산 및 상용화를 위한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안 상무는 “부생수소가 수소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데 이는 수요 대비 낮은 생산량과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항만 및 지역 기관과 협업을 통해 그린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프로젝트 기획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HD현대중공업은 AEM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위한 국가 사업에 참여 중이며 기존 사업 영역인 해상 수소 생산 기술과 연계해 상용화를 위한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초대형 수소엔진 개발 보급이 에너지, 일자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 상무는 “초대형 수소엔진 개발 보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과 탄소 배출 감축에 이바지 하고자 한다”며 “또 수소 생산, 저장, 유통, 활용 등 전반적인 수소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수소산업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수소 내연기관 기술 고도화 및 연계 과학기술 향상과 지역 산업기술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설계 및 연구 등 다양한 조직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하나가 돼 일을 추진해야 달성이 가능하다”며 “여러 참여기관과의 과제를 조율하는 과제책임자로서의 맞은 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