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연내 미국 시장에 론칭 예정이었던 글로벌향 인공지능(AI) 개인비서(PAA)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한다. 글로벌 AI 격전지 미국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AI 전략 세미나 직후 취재진과 만나 “글로벌향 PAA는 아직 클로즈베타(CBT) 수준”이라며 “내부적으로 많은 준비와 고민을 하고 있으며 내년이면 가시적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SKT는 자회사 글로벌 AI 플랫폼 코퍼레이션(GAP Co.)을 통해 연내 미국 시장에 PAA 베타버전을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 서비스·기술 협력을 통해 대화형 AI 검색에 특화된 PAA를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는 에이닷을 통해 AI비서 시장 선점에 성공했지만 AI 빅테크가 즐비한 미국에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미지수다. 회사 측은 빠른 수요 확보를 위한 현지 통신사와 협업도 다각도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유 대표는 내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조인트벤처(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발표할 것을 시사했다.
SKT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4에서 GTAA 합작사 설립 계약을 맺었다. 유 대표는 “GTAA 합작사를 설립 중이며 대표는 누가 맡을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내년 MWC에서 GTAA 확장에 대한 가시적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기업이 참여 의향을 밝히고 있는데 티모바일US를 자회사로 보유한 도이치텔레콤 등 큰 회사가 먼저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유 대표는 빠른 수익화가 기대되는 AI 사업 모델로는 AI 검색과 기업용(B2B) 엔터프라이즈를 꼽았다. 그는 “AI 검색은 서비스가 더 개선되면 유료화가 가능한 영역”이라며 “기업·공공 등 B2B 영역에서 AI 수요가 많아 굉장히 빠른 수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유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를 위해서는 에너지 규제 완화를 비롯,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행사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아가기 위한 어젠다를 제시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