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신규 투자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공고에서 북미 쪽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내년부터 북미와 아시아의 스타트업을 잇기 위한 후속 투자, 홍보·마케팅 지원도 강화한다. 네이버가 해외로 스타트업 투자 저변을 넓히면서 경쟁력있는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스타트업 투자 전문조직 D2SF(D2 Startup Factory)는 오는 24일까지 신규 투자를 원하는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있다. 네이버의 직접투자와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인프라 지원, 홍보·마케팅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이번 공고는 한국어와 함께 영어로도 작성했다. 국내와 함께 해외 중에서도 북미 스타트업을 주로 발굴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북미 스타트업을 모집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현지 투자사와 창업가를 만났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양상환 D2SF 센터장, 마니쉬 샨드라 포시마크 대표, 네이버의 북미 쪽 스타트업 발굴 담당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투자자와 창업자 약 100명이 참석했다. 김 CFO와 양 센터장을 비롯한 네이버 핵심 담당자는 이 자리에서 현지 투자자, 창업자와 소통하면서 네이버 D2SF에 대해서도 알렸다.
네이버 D2SF는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에 진출한 스타트업 후속 투자유치, 글로벌 홍보·마케팅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는 기술력을 갖춘 초기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데, 최근에는 스타트업 시장 침체로 인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을 국내에서 발굴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1500팀을 투자 대상으로 검토했다. 예년보다 2배 많은 팀을 검토했지만 실제 투자는 4건에 그쳤다. 이 때문에 기술 스타트업이 풍부한 미국 실리콘밸리 등 북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에 투자한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교두보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D2SF가 투자한 110팀 중 약 80% 이상이 해외 사업을 진행하거나 추진 중이다. 최근 신규 투자로 공개한 3D 생성 스타트업 '클레이디스(Claythis)', 패션 검색·추천 AI 스타트업 '예스플리즈(YesPlz)' 외에도 북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팀이 다수 존재한다. 한 예로 D2SF가 투자한 유전체 분석 스타트업 '프리딕티브(predictiv)', AI 기반 건강 분석 '사운더블헬스(soundalbe)'는 북미에 본사를 두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스타트업 씬에서도 해외 사업을 디폴트로 가져가는 흐름이 관측되고 있고, 국내에 있는 스타트업과 기술들이 차별점을 갖추기에는 시장이 포화된 상황이다”면서 “글로벌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