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닛 고스 씨티은행 글로벌 인사이트 총괄 “자산 토큰화 확산 미국 달러 패권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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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로닛 고스 씨티그룹 글로벌 뱅킹 총괄이 홍콩 케리 호텔에서 열린 체인링크 스마트콘 행사에서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유민 기자)

금융자산의 토큰화 추세가 오히려 미국 달러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향후 토큰화되는 자산이 달러 기반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30일 홍콩 케리 호텔에서 열린 체인링크 스마트콘 행사에서 로닛 고스 금융 미래 부문 글로벌 총괄은 “암호화폐 운동이 처음에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항하는 사이퍼펑크 정신에서 시작됐지만 역설적으로 미국 달러의 재강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 토큰화되는 자산의 대부분이 달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짚었다.

토큰화되는 자산 대부분이 △USD코인(USDC) △테더(USDT)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되면서 달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얘기다.

고스 총괄은 현재 씨티 그룹 싱크탱크에서 금융의 미래를 연구하고 있다. 올해 초 '미래의 돈'이라는 책을 발간한 바 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시장의 발전 과정을 19세기 철도 산업에 비유하며 장기적 관점의 분석을 제시했다. 고스 총괄은 “1830년대 철도가 처음 등장했을 때 대부분의 철도 회사 투자는 실패했지만 가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면서 “현재 약 200만 개에 달하는 암호화폐 중 대부분은 사라지지만 일부는 매우 가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올해 처음 토큰화된 펀드인 비들(BUIDL)을 출시하는 등 자산 토큰화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미국 기반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비트코인 수익률과 미국 주가지수 간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스 총괄은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이 기존 금융 시스템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호화폐 중 일부는 스테이블코인처럼 교환 수단으로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암호화폐는 교환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다”라면서 “그럼에도 그들은 금융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가진 디지털 자산이 신뢰도 측면에서 유효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암호화폐는 디지털 세계에서 이러한 프라이버시를 구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기존 금융시장 인프라의 재구성이 필요한 만큼 기술적·법적·문화적 통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 덧붙였다.

체인링크가 주관하는 스마트콘은 '전통 금융과 탈중앙화 금융의 융합'을 주제로 31일까지 홍콩 케리 호텔에서 이틀간 열린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