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다단계 습윤 패턴 활용한 새로운 광학 암호화 기술 개발

포스텍(POSTECH)은 이효민 화학공학과 교수·통합과정 류민 씨 연구팀이 표면의 '습윤 패턴'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광학 암호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디지털 정보 보안이 중요해지면서 별도의 복잡한 장치 없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광학 암호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 '습윤 패턴' 기술은 표면의 습윤성을 조절, 액체가 닿았을 때의 표면장력에 따라 정보가 나타내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존의 습윤 패턴은 정보를 보이거나 숨기는 수준에 그쳐 정보량이 제한되고, 보안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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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민 교수(왼쪽)와 류민 씨

연구팀은 '티올-엔 클릭 반응(Thiol-ene click reaction)'을 활용해 고분자 표면에 다양한 기능성 작용기를 정밀하게 부착하고, 다단계 습윤 패턴을 형성해 정보 보안을 한층 강화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티올-엔 클릭 반응'은 티올(-SH)과 엔(C=C) 분자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반응으로 높은 효율성 덕분에 '클릭' 반응이라고 불린다.

연구팀은 이 반응을 이용하여 비닐 메타크릴레이트(VMA)와 폴리에틸렌 글리콜 디아크릴레이트(PEGDA) 기반 고분자에 여러 작용기를 붙여 습윤도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특정 용액에 따라 정보를 단계적으로 나타내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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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민 포스텍 교수 연구팀의 연구관련 이미지

이 기술은 습윤 패턴이라는 물리적 변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외부 전력 공급이 필요 없어 무동력 디스플레이나, 휴대용 기기, 고급 암호화 장치 등에 매우 유용하며, 친환경적인 해독용 용액을 사용해 실용성도 갖췄다. 또 습윤 패턴 이외에도 pH에 반응하거나 형광을 발하는 기능을 결합해 기존 기술보다 한층 더 강화된 보안성을 확보했다.

이효민 교수는 “습윤 패턴 기술은 위조방지 및 무동력 디스플레이, 센서 등 분야에서의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류민 씨는 “티올-엔 클릭 반응을 기반으로 한 기술은 공정이 간단해 실용성과 확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견과제, 혁신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