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리밸런싱(사업재편)을 추진하는 SK그룹은 연말 인사를 통해 '인적 리밸런싱'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31일부터 사흘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리는 'CEO세미나'를 기점으로 SK그룹의 인사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SK그룹은 매년 12월에 임원 인사를 단행했고 이후 후속인사를 진행했다.
최태원 회장의 '서든데스(돌연사)' 위기 강조,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판 및 강도높은 리밸런싱 작업 등을 미뤄볼 때 SK그룹은 올해 고강도 인사를 예고된 상황이다.
앞서 진행된 계열사 인사에서도 SK그룹은 효율화와 쇄신을 인사 기조로 설정했다. 부진했던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원 수를 줄이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고 성과주의 인사를 통해 조직 분위기 환기 및 쇄신을 꽤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에코플랜트는 인사 시즌이 아닌 5월 김형근 당시 SK E&S 재무부분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고 SK스퀘어는 7월에 한명진 당시 투자지원센터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부진한 실적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는 17일'하이테크사업 조직'을 신설하고 에너지와 환경 분야 조직을 개편하면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총 17명이 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SK이노베이션의 3개 계열사 사장 인사도 단행됐다. 새롭게 선임된 김종화 SK에너지 사장,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 이상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모두 이공계 출신이다. 각 분야에서 성과를 낸 기술형 사장이라는 평가다. 이와 함께 SK지오센트릭은 임원수를 21명에서 18명으로 줄이고 3명을 신규 임원으로 승진하는 내용의 후속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정기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계열사는 '통합 SK이노베이션'이다. 다음 달 1일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법인이 출범한다. SK E&S가 사내 독립기업(CIC)로 운영되는만큼 중복된 업무 개선 및 조직개편이 진행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출범 초기인 만큼 대대적인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SK텔레콤의 경우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SK온은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SK텔레콤은 퇴직격려금을 3억원으로 올려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만큼 인사를 통해 임원도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경쟁력 유지 및 조직 안정화를 위한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를 주지 않고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 계열사별로 상황이 다른만큼 인사 기조를 획일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고려된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