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개발·육성 예산이 대폭 축소됐다.
클라우드를 타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국내 소프트웨어(SW)가 줄고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ICT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5년도 유망 SaaS 개발·육성을 위해 국회에 보고한 예산은 12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2024년 유망 SaaS 개발·육성 예산 250억원과 비교해서 반토막이 난 것이다.
통상 2025년도 정부 예산에서 비R&D 사업 예산이 30% 안팎 축소된 것을 참작하면 유망 SaaS 개발·육성 예산은 약 20%포인트 더 삭감된 것이다.
유망 SaaS 개발·육성 사업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 오라클,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SaaS 기업 간에 협업을 통해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SaaS 개발과 사업화가 골자다.
그동안 정부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유니콘 기업을 발굴·육성한다는 목표로 국내 SaaS 기업을 지원해왔다. 글로벌 유니콘인 샌드버스, 몰로코, 스윗 등을 국내에서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추가 예산 축소 우려도 나온다.
한 SW 기업 관계자는 “이제 남은 것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이라며 “이를 거치면서 가뜩이나 줄어든 예산이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aaS는 SW를 구축하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기존 구축 SW와 비교해서 초기에 많은 구축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고 저렴한 유지보수 비용으로 업데이트가 지속 가능하다. 서비스 확장성과 유연성도 뛰어나다.
세계적인 SW 기업들은 기존 주력 SW 제품을 SaaS로 전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전환과 도입이 확산하면서 SaaS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유망 SaaS 개발·육성 사업 예산 축소는 국내 SW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SW 경쟁력 약화와 수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국내 SaaS 기업은 정부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가 발간한 '2023 국내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SaaS 기업 수는 1102개에서 2022년 1571개까지 증가했다. 이 기간 정부는 SW 산업계의 SaaS 전환·개발과 글로벌 진출 지원을 목표로 지원 사업을 이어왔다.
다른 SW 기업 관계자는 “클라우드 시대에 국내 SW 산업이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SaaS 개발·육성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예산 축소가 불가피 측면도 있겠지만, SaaS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마중물 역할이 필요한 만큼 더 이상 예산 축소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