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CEO 54% “내년 경영전략, 판매·상품이 최우선”…영업경쟁 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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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보험사 CEO(최고경영자) 열명 중 다섯명 이상이 경영전략 수립 최우선 과제로 판매채널 경쟁력 강화와 신상품 개발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이익 확보를 위한 보험사간 영업경쟁이 지속될 전망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은 보험사 CEO를 대상으로 경제환경 및 지표 전망, 보험산업 평가, 경영전략 수립 등에 대한 견해를 묻는 '2024년 보험회사 CEO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44명 국내 보험사 CEO 중 34명(생명보험 18명, 손해보험 16명)이 응답해 77%가 설문에 참여했다.

경영전략 수립때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 '판매채널 경쟁력 확보'라고 답한 보험사 CEO가 응답자 중 30% 가장 많았다. 이어서 신상품 개발(24%),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대응(19%)이 뒤를 이었다.

반면 장기적인 사업모형 전환을 위한 신사업 추진, 해외시장 진출을 주요 과제로 보는 CEO는 각각 3%로 매우 적게 나타났다. 최근 보험시장에서 보험대리점(GA)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CEO 중 절반 이상이 단기적인 실적으로 직결되는 채널과 상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향후 1~2년간 주력상품을 묻는 질문에 생보사 CEO 40%가 건강보험, 손보사 중 46%가 장기인보험을 꼽으면서 제3보험 영역에서 업권간 경쟁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가 모두 다룰 수 있는 상품으로 질병, 상해, 어린이, 건강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그간 손보 영역으로 여겨졌으나, 지난해 IFRS17이 도입된 이후 생보업계가 제3보험 공략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새 회계기준에서 기존 생보사 주력상품인 종신보험보다 제3보험 수익성을 높은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보험사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개연이 크다. 보험사 CEO들도 현재 보험산업 소비자 신뢰와 혁신 수준에 대해 대체적으로 낮다고 평가하면서, 과도한 영업경쟁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주고 있는 요인으로는 CEO 중 35%가 보험상품 판매 관행을 꼽았다. 이어서 보험금 지급관행이 21%, 보험에 대한 소비자 이해가 19%로 뒤를 이었다. 혁신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영업경쟁 중심의 국내사업이라 답한 CEO가 33%로 가장 많았으며, 규제로 인한 자율성 부족이 32%, 수익창출에 대한 불확실성은 17%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내년에도 건강보험 시장에서 영업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제환경과 경제·금융 지표들이 보험산업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기반 마련 및 사업모형 전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평가했다.

한편 보험사 CEO 44%는 내년 회사의 보험계약마진(CSM)이 5~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계약마진은 IFRS17 주요 수익성 지표중 하나로 보험사가 미래 거둬들일 이익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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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CI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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