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대장암 세포 성장 억제” 규명…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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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홍삼이 대장암 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장내 미생물 균형으로 뼈와 장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김명옥 경북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류재웅 생명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홍삼의 Rh2 성분이 대장암 세포 증식과 이동, 침투를 억제하고 대장암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는 기전을 규명했다. 이 성분은 암세포를 활성화시키는 AXL(암 표적 단백질) 수용체와 직접 결합해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한다. 이번 연구는 Rh2 성분이 독성 없이 암세포를 억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홍삼의 '진세노사이드 Rh2 성분'(이하 Rh2 성분)이 대장암세포 증식, 이동, 침투를 유의하게 억제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대장암세포의 세포주기 중 G0기(세포 증식을 중지한 휴지기)와 G1기(세포가 증식하기 위해 다음 사이클 시작하는 단계)에서 정지와 세포사멸을 유도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AXL이 대장암에서 고도로 과발현되는데, Rh2 성분이 AXL에 직접 결합해 대장암세포에서 AXL 신호 전달 경로를 억제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대장암세포주(HCT116)를 이식한 마우스 모델로 Rh2 성분이 안전하게 AXL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해 생체 내 종양 성장을 억제한다는 점을 추가로 확인했다.

김명옥 교수팀은 “홍삼의 Rh2 성분이 대장암에서 AXL 수용체와 직접적으로 결합해 암세포의 생존과 전이와 관련된 인자 및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억제하는 기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항암치료에서 부작용은 감소시키고 보다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한 천연물 기반의 안전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Journal of Ginseng Research에 게재됐으며, 고려인삼학회로부터 학술장려상을 받았다.

학술대회에서는 홍삼 섭취 시, 뼈 손실 예방과 장 건강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도 발표됐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생리학과 파라메스와란 교수팀은 홍삼추출물을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을 조절함으로써 뼈 손실과 장 누수 증후군을 예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 2주 동안 항생제(800㎎/㎏/일)를 투여한 후,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 그룹은 4주 동안 홍삼(500㎎/㎏/일)을 섭취시키고, 다른 한 그룹은 항생제만을 투여했다. 그 결과 섬유주골부피(BV/TV) 값을 측정했을 때, '항생제 단독 투여군'(이하 항생제투여군)은 대퇴골과 척추 부위의 해면 두께가 감소됐고 이에 따라 뼈 손실이 유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항생제투여 후 홍삼섭취군'(이하 홍삼군)은 대퇴골에서 해면골수가 증가하고 해면골 간격이 감소해, 대퇴골 부피가 증가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두 그룹의 대변추출물을 확인한 결과, 홍삼군에서만 장내 미생물총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알파 다양성이 유의하게 풍부해진 것을 확인했다. 장벽 내 투과성을 평가한 결과, 항생제투여군에서는 장 누수 증후군이 증가한 반면 홍삼군에서는 장 누수 증후군이 유의적으로 감소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파라메스와란 교수는 “장내 미생물 균형에 도움을 줘 뼈 손실과 장 누수 증후군을 예방한다는 점을 규명한 것은 처음”이라며 “홍삼의 프로바이오틱스 효과를 확인하고, 향후 골다공증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온 연구진이 홍삼의 대장암 성장 억제 기전, 장내 미생물 균형을 통한 장과 뼈 건강, 암 치료 효과, 호흡기 바이러스 면역력 효과 등 총 30여개 주제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