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결함으로 만성적인 피부상처를 안고 살아 가게 되는 열성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이하 RDEB)은 대표적인 희귀 중증 유전성 피부질환이다. RDEB를 겪는 환자들은 아물지 않는 피부상처 때문에 반복적으로 2차 감염과 통증에 시달린다.
이상은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와 배상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돌연변이 자연복원 피부세포 이식 치료 성과를 국내 첫 보고했다. '리버턴트 모자이시즘'이 발생한 RDEB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 피부 이식을 통해 만성 궤양 치료에 성공한 증례보고를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권위 있는 피부과 학술지인 'JAMA Dermatology'(IF=11.5) 9월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30세 여성 중증 RDEB 환자 팔 부위에서 수포가 발생하지 않는 손바닥 크기 정상 피부를 발견했다. 해당 부위의 세포에서 나노포어 시퀀싱을 통한 RNA 분석을 통해 자연적으로 유전자 결함이 교정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돌연변이 자연복원 현상이 일어난 팔 부위 피부에서 약 2㎜ 크기 조직을 40~50개 정도 채취한 후, 환자 신체에서 가장 심각했던 등 부위의 만성 궤양에 8차례 이식 치료했다.
치료시행 2~6주 사이에 이식된 조직은 빠르게 재생됐다. 주변 피부까지 재생과정이 일어나, 재상피화된 영역이 이식 부위 대비 최대 360% 초과했음을 관찰했다. 이식 부위는 15개월 동안 재발 없이 유지되었고, 환자는 통증 감소와 삶의 질 개선을 경험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상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RDEB 환자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성과이다. 돌연변이 자연복원이 일어난 세포는 자가 치료 플랫폼으로서 강력한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배상수 교수는 “이 연구는 향후 유전자 교정을 통한 치료법 개발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