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바이낸스 사칭 '디씨 아마존' 사기 피해 확산…e커머스 셀러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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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씨 아마존 홍보물 〈사진=피해셀러〉

국내 e커머스 셀러를 대상으로 한 사기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마존·바이낸스를 사칭한 '디씨 아마존'(DC-Amazon) 미정산 피해자가 점차 늘어날 조짐이다.

24일 피해 셀러들에 따르면 최근 디씨 아마존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물건 사입 비용을 플랫폼에 입금한 셀러들이 상품 판매 금액을 정산 받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달 중순 셀러들과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셀러들은 집단 고소를 준비 중이다.

디씨 아마존은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 '아마존'과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합작사라 사칭하며 셀러들을 끌어모았다. 아마존 물류 창고에 있는 상품 중 약 2만 가지 상품을 직접 골라 미국 현지에서 위탁 판매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셀러가 사입 비용과 보증금을 플랫폼에 입금하면 현지 판매 후 정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씨 아마존 상품 기획자(MD)들은 지난 8월부터 셀러들에게 접근해 가입을 유도했다.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기 피해가 확산된 시점이다. 초기 3~4회 거래에서 정산금을 제때 지급했지만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정산이 막혔다는 것이 셀러들 주장이다.

현재 확인된 피해 셀러는 수십 명이다.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1억원 이상의 금액을 정산 받지 못했다. 카카오톡 채널 '디씨 아마존' 가입자가 4800여 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 법인은 폐업 처리됐고 채널은 정지됐다. 셀러들과 주고 받는 비용을 대부분 가상화폐로 처리해 추적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 셀러들은 대부분 타 e커머스에서 영업 중인 셀러들로 구성돼있다. 네이버, 쿠팡 등에 입점한 셀러들이 입점해 사업을 병행한 경우다. 직장인, 주부 등이 부업으로 참여한 경우도 있다. 이들은 금주 중 집단 고소에 나설 예정이다.

티메프 사태가 촉발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e커머스 미정산 사기 피해는 끊임 없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스텝바이', '정가네몰', '이나로우' 등 중소 플랫폼을 중심으로 상품 미발송, 미정산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이 수월해지면서 유령 플랫폼이 셀러와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것도 더욱 쉬워졌다”며 “투자나 사입 목적으로 입금을 유도하거나 자사몰 현금 재결제 등을 요구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