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사람 아기보다 더 빠르게 단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과학 전문매체 피즈닷오알지(Phys org)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일본 아자부 대학 연구진들은 고양이 31마리와 인간 영유아와 대상으로 단어 배우는 속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했다.
앞선 여러 연구를 통해 고양이가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알아듣고 특정 단어를 들었을 때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고양이가 단어를 사물과 매치하는 능력이 어느정도 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먼저 성묘 31마리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그와 짝을 이루는 특정 단어를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식으로 학습시켰다.
학습이 완료된 이후에는 고양이들에게 다시 그림을 보여주고 학습시킨 단어와 다른, 틀린 단어를 들려주며 반응을 살폈다. 두 경우 모두 고양이들의 주인의 목소리로 녹음됐다.
그러자 고양이들은 다른 단어가 나올 때 화면을 바라보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33%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 행위가 단어와 음성 간 불일치를 감지하고 당황스러워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 실험은 앞서 1990년 생후 14개월 유아의 언어 발달을 알아보기 위해 사용한 방법이다.
연구진은 당시 데이터를 활용해 인간 아기와 고양이의 언어 학습 속도를 비교분석한 결과 고양이가 인간 영유아 평균보다 빠르게 단어를 학습했다고 전했다.
주 저자인 사호 타카기는 “유아들은 그림-단어를 연관시키기 위해 20초짜리 영상에 최소 4번 노출되어야 하는 반면 고양이는 2번(약 9초)만에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실험이 동일한 조건 하에서 동시에 진행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기에게 진행된 실험은 낯선 화자가 다양한 음조로 말하는 음성이 틀어졌고, 고양이들에게는 익숙한 주인의 목소리로 녹음된 음성이 재생됐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고양이가 그림-단어 연관을 빠르게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기술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