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 인상된다. 전기요금 조정을 본격화한 2022년 이래 7번째 인상으로 이 기간 인상 폭은 60%를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남호 산업부 2차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4일부터 평균 9.7% 인상된다.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1kWh당 165.8원에서 182.7원으로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은 164.8원에서 173.3원으로 5.2% 오른다. 이에 따라 산업용(을) 이용 대기업은 연평균 1억1000만원 내외,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연간 평균 100만원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일반용 전기요금은 국민 경제 부담, 생활 물가 안정 등 요인을 고려해 동결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이번 인상을 포함, 최근 3년간 총 7차례 인상됐다. 2021년 kWh당 평균 105.5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인상 폭은 68.7%에 이른다.
반도체, 철강 등 제품 생산 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만큼 산업계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번 인상이 한전 재무 상태, 연료비 반영 측면에서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적자가 41조원 누적됐고 부채 또한 203조원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인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체 고객 수의 1.7%지만 사용량은 53.2%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조정했다.
최남호 차관은 “기업 부담 여력을 고려해 산업용에 한정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충격 요인을 스프레드(분산)했고 일정 부분 한전의 적자로 환원됐기 때문에 이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 산업용만 인상하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면서 “산업용 또한 수출 대기업과 제조업의 경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 안팎으로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