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IDF)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병원 지하에 있는 헤즈볼라 벙커에서 5억 달러(약 6900억원) 규모의 현찰과 금을 발견했다고 21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베이루트 사헬 병원 지하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벙커 중 하나를 발견했다며 이를 그린 3차원(3D) 이미지를 공개했다.
나스랄라는 지난달 28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에 사살된 헤즈볼라 수장이다. 하가리 소장은 “나스랄라의 벙커는 의도적으로 병원 아래 설치됐으며 5억 달러가 넘는 현금과 금이 보관돼 있었다”고 전했다.
하가리 소장은 “그 돈은 레바논 재건에 쓰일 수도 있었지만, 헤즈볼라를 재건하는 데 쓰였다”고 지적하면서 “이스라엘 공군 항공기가 이 현장을 감시하고 있다. 계속해서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헤즈볼라가 이 병원 아래에 테러 자금을 보관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 것을 레바논 국민과 정부, 국제기구에 요청한다”며 레바논 정부에는 그 돈을 몰수하라고 요청했다.
또한 하가리 소장은 이날 베이루트 남부 외곽 지역인 다히예 주민들에게 공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최소 500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했다. 약 1시간 뒤 공습이 시작되면서 베이루트 지역 전역에서 강한 폭발음이 들렸다고 영국 가디언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편, 사헬 병원의 파디 알라메 병원장은 이스라엘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스라엘군 발표가 있은 후 병원에도 대피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