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에 이어 제휴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나선다. 최근 22대 첫 국정감사에서 업비트 독점 문제가 지적된 가운데 빗썸이 점유율 50%대를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올해 신설된 제휴추진실 인력을 확대한다. △유통 △e스포츠 △예술 등 다양한 산업군과 제휴 확대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으겠다는 포석이다.
빗썸 관계자는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올해부터 마케팅 관련 신규 인력을 지속 충원하고 있다”면서 “매달 한 번 이상은 제휴를 통한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게 목표”라 말했다.
빗썸은 최근 네이버 N골프와 함께 스포츠, 예술, 공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에 공헌하는 문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가입 추천인 확보 순으로 대회 참가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지난 5월 이마트24와 출시한 '비트코인 도시락'을 비롯해 CU, 투썸플레이스, 던킨도너츠, 뚜레쥬르 상품 등과도 제휴를 맺고 매월 1회 이상 대고객 이벤트를 선보였다.
실제 빗썸 상반기 영업비용은 눈에 띄게 늘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 상반기 영업비용은 14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0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는 66억원으로 28억원에서 2배 넘게 늘었다. 판매촉진비는 662억원으로 16억원에서 41배나 불었다.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는 수익구조 특성상 대고객 이벤트나 마케팅을 통한 고객 선점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빗썸은 30%대 후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40% 초반까지 올랐다. 1위인 업비트는 50% 후반대 수준이다.
고객 원화 예치금을 비교해봐도 빗썸은 업비트의 4분의 1수준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의원실 '가상자산거래소 고객 예치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업비트 고객 예치금은 3조7330억원, 빗썸은 고객 예치금이 1조 399억원을 기록했다.
빗썸은 지난 1일부터 시행한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도 별도 공지 없을 때까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4개월간 무료 수수료 정책을 펼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사명 변경에도 나섰다. 지난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빗썸코리아에서 빗썸으로 사명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서비스명과 법인명을 같게 하면서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다만, 단순 제휴 마케팅만으로는 점유율 반등이 쉽지 않을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비트는 비트코인과 같은 대장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빗썸은 상대적으로 알트코인 상장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알트코인 상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빗썸이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