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조국혁신당이 선거 결과를 두고 신중한 분위기다. 당내 일부 인사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되는 가운데 독자정당으로 가는 길목에서 고심이 쌓인 모양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영광군수에 도전했던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는 득표율 26.56%에 그쳤다. 이는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후보(41.08%)와 이석하 진보당 후보(30.72%)에 이어 세 번째다. 조국혁신당은 곡성군수 보궐선거에서도 박웅두 후보가 35.85%에 그쳤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최소 1석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도부는 신중한 분위기다. 1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를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1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여러 가지 숙제를 남긴 선거”라면서도 “가능성과 한계, 조국혁신당이 처한 정치적 환경 등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성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 “조 대표도 비공개 최고위에서 강점과 단점, 보강할 점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내년 4월에 예정된 재·보궐선거에서 모든 지역에 출마할지 아니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지역을 골라 출마할지 계획을 세우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재·보궐선거를 총괄했던 황현선 사무총장에 대한 책임론도 나온다. 더 자리가 많은 차기 지방선거 대신 이번 재·보궐선거에 당력을 집중하면서 향후 조국혁신당의 정치적 입지를 오히려 좁혔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황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취재진에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민주당의 위성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이었고 우리는 아니다. 독자정당의 길을 가기 위해 창당한 것”이라고 했다. 또 “독자의 길을 가는 정당이 선거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건 스스로 정당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