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정부 물품목록제도 시장·기업 중심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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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이 민간시장의 기술 변화를 반영하고, 혁신기업의 조달시장 진입을 높이기 위해 정부 물품목록제도 전 분야에 대한 대대적 혁신에 나선다.

2003년 국제표준인 유엔표준제품 및 서비스 분류체계(UNSPSC)를 정부물품 분류체계로 도입한 이후 21년 만의 전면적 개편이다.

물품목록제도는 정부가 구매·관리하는 물품과 서비스에 표준품명(물품분류)을 부여하고 주민등록번호처럼 목록번호·정보를 등록해 관리하는 것으로 공공조달 진입의 첫 단계에 해당한다.

조달청은 시장·기업 중심 물품목록제도 혁신을 위해 신수요·신기술 품명 신설 활성화, 물품목록화 절차 개선, 물품목록 분류체계 정비, 지원 인프라 강화 등 4대 과제를 마련했다.

먼저 국민안전 등 공공서비스 개선 관련 품명은 신설 소요 기간을 대폭 단축한다.

내부 검토 및 심의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소요일수를 24일에서 17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손 끼임 방지 기능이 포함된 안전문세트, 어린이놀이시설용 바닥재 등 최근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안전 수요를 고려했다.

시장 기술 동향을 신속히 반영하기 위해 전문기관과 협업해 휴머노이드로봇, 스마트조명 등 신기술 품명은 기업 신청에 앞서 선제적으로 발굴·신설할 계획이다.

신속·자율·편의성 중심으로 물품목록 등록 절차도 개선한다.

규격화된 물품은 목록번호를 자동으로 발급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고 혁신제품 등 접수·심사 기한이 있어 긴급한 경우 우선 처리(Fast-Track)하도록 했다.

제품특성 정보는 기업이 자유롭게 입력하도록 지원하고, 목록화 시 다른 제품을 참고할 수 있도록 목록정보 검색 기능도 강화한다.

물품분류체계는 최신 UNSPSC 국제기준과 일치시키고 국민먹거리, 교통표지, 소방용방화복 등 공공안전 관련 품명은 물품 특성에 맞게 신설·통합한다. 누구나 알기 쉽게 분류 명칭·해설을 개정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밖에 목록업무 지원 인프라도 강화한다. 현장 목소리를 법령·지침에 반영하는 물품목록정보 전문관을 신설해 중장기 전문성을 확보한다.

내년 정부예산안에는 기술검토를 담당하는 전문 실무인력과 초보기업 궁금증을 해소할 상담창구 운영 등을 담았다.

각 과제가 시행되면 혁신·벤처기업은 새로운 기술품명을 빠르게 신설하고, 물품의 특성 정보도 쉽고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품명신설 소요일수 단축 등 기업에 도움이 되는 과제는 즉시 시행되고, 분류체계 정비 등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거나 기업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과제는 사전 안내 후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임기근 조달청장은 “공공조달 첫 관문인 물품목록제도 혁신을 통해 시장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기업의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며 “중소·벤처·혁신기업이 조달시장을 통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물품분류는 다양화하고, 등록절차를 간소화해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공공조달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