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허용한 대만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동성 부부가 처음으로 탄생했다.
8일(현지시간) 대만언론 연합보에 따르면 대만 남부 가오슝시 정부 민정국은 전날 한 대만인-중국인 동성 커플이 대만인의 호적 관할 구산 호정사무소에서 혼인신고를 마쳤다고 전했다.
사무소 관계자는 이들의 서류를 일반인의 국제결혼 사례와 동일하게 심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양안 동성 부부가 다른 국제 부부처럼 성사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양안 동성 커플은 현행 양안 이성의 제3 지역 결혼 관련 규정에 비견할 수 있다”며 “정부 재외기구가 인증한 결혼 증명 문건과 서류를 동봉해 관련 기관에서 면담을 진행해 통과하면 대만 호적 기관에서 혼인신고를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3지역'은 동성혼을 인정하는 국가로, 대만을 비롯해 아르헨티나·호주·오스트리아·벨기에·브라질·캐나다 등 35개국이다.
다만 중국 국적의 동성 배우자는 대만 신분증을 받지 못한다. 대만에서 신분증을 취득하려면 중국 본토 호적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은 대만에서 동성 혼인신고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대만은 2019년 5월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처음으로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했다. 지난해 5월에는 동성 부부가 어느 한쪽과도 혈연관계가 아닌 아이를 공동 입양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동성 부부의 입양권을 확대하기도 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