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인상”…MBK·영풍 “손해 방지 위한 모든 방법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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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를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손해 방지를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11일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보다 6만원 올린 주당 89만 원으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최소 매입수량 조건 없이 매수를 진행하겠다는 기준은 기존과 동일하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측인 베인캐피탈 물량까지 포함하면 공개매수 매입 주식은 기존 18%에서 최대 20%까지 확대된다.

투입 금액도 고려아연 2조 7000억원, 베인캐피탈 4000억원 등 총 3조 1000억원에서 3조 7000억원으로 6000억원가량 증가했다. 고려아연이 3조2200억원, 베인캐피탈이 4600억원을 투입한다.

고려아연은 이날 의결사항은 시장상황과 금융당국의 우려를 경청하고 이사회에서 거듭된 고민과 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려아연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주주의 평등원칙을 실현하겠다는 취지이며 주가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고 주주가치도 제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취득한 주식 전량이 소각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주관 증권사를 기존 미래에셋증권에 더해 KB증권도 추가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가격 조정에 대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시행되는 것으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적대적 M&A를 저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번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개매수 가격과 최대 매입 물량을 확대하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유통 물량 등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주들께서 안심하고 편리하게 청약에 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진행되는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뒤 이른 시일 내에 회사를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최씨 일가가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도 이날 영풍정밀에 대한 대항공개매수 가격을 5000원 올린 3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인상에 대한 고려아연 최대주주의 입장'의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 이사회의 이러한 결정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번에 증액된 공개매수 규모인 3조2000억원은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1%이고, 지난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152.5%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이며, 자기자본의 33%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려아연은 2조7000억원원의 부채를 떠 안게 된다”면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대규모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