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칼럼〉초중등학교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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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회 한국정보교육학회장 (서울교대 교수)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초중등학교에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학생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안전하게 활동하고, 다양한 정보 속에서 진위를 판단하며, 건강한 온라인 생활을 하게 하는 중요한 교육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도구와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검색 활용 제작, 데이터 분석과 활용, 그리고 정보 윤리 등을 포함한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정보가 넘쳐나므로, 그중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별하고 가짜 정보를 구분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근래에는 딥페이크(Deepfake) 같은 기술이 등장하면서 학생들이 이러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모든 초중등학교에서 시행되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파급 속도가 빠르고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시행을 마냥 미룰 수 없다. 그리고 이 교육에는 학부모와 더불어 학교 교사와 교육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교육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은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디지털 기술에 대한 소양이다. 디지털 기술을 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인식과 소양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관련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학생들의 일상과 학업에서 중요한 역량이다.

이를테면, 학생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부적절한 콘텐츠를 공유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확산 전파하는 일 등이 없도록 디지털 기술에 대한 올바른 사용법을 인지하여야 한다. 한편으로 개인정보 보호도 중요한데,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개인정보를 오남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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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디지털 정보에 대한 비판적 활용 역량이다. 디지털 정보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과 윤리적 활용력을 키워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수많은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정보를 단순 소비하는 것을 넘어 이를 바람직하게 판단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학생들이 가짜 정보에 속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가짜 정보가 우리 사회에 혼란을 가져오고 특정 개인이나 집단 공격에 악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안전한 온라인 생태계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급증하는 디지털 범죄와 부정적인 온라인 활동에 대한 대응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허위 콘텐츠 제작 기술을 악용한 범죄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학생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관여하는 사례마저 나타나고 있기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시급한 실정이다. 청소년들이 디지털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할 경우, 단순한 장난이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올바른 디지털 사용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등학교에서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체계화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러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첫째,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다루어야 한다. 정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디지털 기술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둘째, 사례 중심으로 배워야 한다. 학생들은 허위 콘텐츠, 악의적 해킹, 개인정보 유출 등 실제 발생하는 사례들을 토대로 현실 문제를 느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직접적인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셋째, 교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연수가 적극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교사들이 디지털 기술과 해당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교사들의 인식은 교육 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학생들이 디지털 도구를 다루는 능력을 넘어서, 정보 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는 중요한 소양이다. 초중등학교에서 이러한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우리 사회는 건강하고 안전한 디지털 환경으로 나아갈 수 있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디지털 기술은 단순히 미래를 설계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힘이다”라고 하였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에 맞는 리터러시 교육도 체계적으로 갖추어 가며 디지털 세계의 정체성을 바람직하게 형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모두를 위한 공동체 사회가 조성되어야 한다.

구덕회 한국정보교육학회장 (서울교대 교수) dhk@snue.ac.kr

◆구덕회 교수=전 서울시 초등교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위촉연구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선임연구원, 대구교대 교수를 역임했다. 현 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