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공병영 신임 한국원격대학협의회장 “원대협법 통과에 최선 다할 것…사이버대 해외 진출 발판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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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영 한국원격대학협의회장은 미래 대안으로 사이버대의 해외 진출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사진=우단우 PD)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은 변방으로만 여겼던 온라인 교육이 주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이버대는 20년 전부터 온라인 교육을 선도적으로 실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부침없이 코로나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사이버대는 대중의 인식에서 여전히 '주'가 될 수 없는 온라인 대학에 머무른다. 여기에는 제도적 미비함이 한몫했다.

최근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법(원대협법)' 발의에 성공한 사이버대에 희소식이 들려왔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야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원대협법' 통과를 위해 여야가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원대협법 추진에 공감하고 관련 법안을 낸다. 9월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당은 원대협법에 여야의 이견이 없음을 확인하고, 법안 병합심리를 결정했다.

전국 22개 사이버대학의 협의체인 한국원격대학협의회(원대협)는 올해 '원대협법' 원년의 해를 맞이할 수 있을까. 중요한 갈림길에 선 시점에 원대협을 이끌게 된 공병영 제13대 신임회장(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을 만났다.

-원대협법 발의 후 상황은.

▲국회를 다니며 법안 통과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 8월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대협법 발의했는데 이후 김대식 의원도 법안에 공감하면 발의 의사를 밝혔다. 법안 자체에 쟁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법안 통과에는 여야 협치가 중요하다. 다행히 교육위 회의에서 원대협법에 대한 여야 의견이 통했다. 11월 초 법안소위가 열리면 병합심리로 여야가 모두 공감하는 법안이 완성될 것 같다.

-원대협법 발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의 문제는.

▲실패 원인을 분석해보니 이해당사자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고등교육 당사자를 먼저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원대협 회장 취임 이후 고성환 방송통신대 총장, 박상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등을 차례로 만나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원격대학이면서 규모가 큰 대학인 방송통신대는 사이버대와 원팀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로섬이 아닌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적극 설파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온라인 교육을 하는 기관으로서 해외로 나갈 때 방송통신대와 사이버대가 함께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일반대와는 한류열풍 상황에서 부족한 콘텐츠를 사이버대가 채워주는 방향을 논의했다. 전문대는 특성화고 학생들이 전문대에 들어와 직업교육을 마치고, 사이버대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하며 4년제 학사를 따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얘기했다. 한정된 파이를 누가 더 많이 나눠가느냐보다 해외 시장 진출 등 교육 분야 전체 파이를 키우자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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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대 자체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은.

▲그간 사이버대 교육에 대해 제대로 홍보하지 못했고, 교육의 질 관리도 미흡했다. 사이버대가 고등교육기관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일반대와 같은 대학이라고 홍보하려면, 교육의 결과가 더 낫다는 것을 보여줬어야 했다.

현재 사이버대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 중이다. 필요하면 정책 연구까지 할 계획이다. 질 관리의 결과물을 내부적으로 공유하려고 한다. 잘하는 사이버대의 교육을 공유해 사이버대 전체의 질을 높이려고 한다. 결과물이 나오면 적극 홍보에 나서야 한다. 사이버대 교육의 발전사항과 차별점 등에 관한 홍보가 필요하다.

-전문대 총장을 역임했다. 사이버대 교육의 차별점은.

▲오프라인 교육은 일방적으로 주입하고 송출한다. 사이버대 총장으로 오기 전까지는 사이버대 교육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와서 보니 그런 차원을 넘어섰다. 맞춤형 교육을 하는 사례도 많고 평가와 수업의 질 관리도 체계적으로 하고 있다.

서울사이버대 피아노과의 경우 해외 유명 음대 교수가 직접 원격 장비로 실시간 실습 교육을 한다. 한 사이버대 드론 수업은 8대 다각도에서 비춰 모든 학생이 어떤 각도에서도 작동법을 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 100명 강의를 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교육은 불가능하다. 온라인 교육이지만 오프라인 교육보다 더 섬세한 교육을 하고 있다.

-원대협법을 제외한 사이버대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사이버대의 해외 진출이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은 이제 국내 수요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 고등교육의 미래 대안은 해외로의 교육영토 확장이 될 것이다. 사이버대는 해외 시장에 가장 적합하고 경쟁력 있는 교육 모델이라고 본다. 한류열풍이 거세지면서 중국,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한국 원격교육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그러나 중국, 베트남 같은 국가 권력이 강한 나라는 국립대학인 방송통신대는 인정하고, 사립인 사이버대 학위는 인정하지 않는다. 원대협법이 통과되면 대외적으로 평가·인증기관을 만들고, 공신력 있는 홍보 활동을 통해 사이버대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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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회장은 원대협법이 제정되면 사이버대도 평가·인증기구의 공식적인 기준에 맞춰 관리한다면 지금보다 철저한 질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사진=우단우 PD)

-코로나 팬데믹 당시 사이버대 위상에 변화가 있었으나 그 영향력이 오래가지 않은 요인은.

▲교육 당국의 사이버대에 대한 인식 부족이 불러온 결과였다. 사이버대 이익을 저해하는 정책으로 선진화된 사이버대 교육 역량은 사장되고 원격교육 발전도 막았다. 코로나 시기 사이버대의 노하우와 콘텐츠로 대학은 큰 위기를 극복했다.

그에 대한 보상은커녕 이해당사자의 강력한 반발에도 일반대에 온라인 교육 100% 확대를 강행했다. 고등교육 근간을 흔드는 결정에도 제대로 된 의견수렴 없이 일방 처리됐다. 지난해 고등교육법시행령 개정으로 일반대 규제는 완화했지만, 사이버대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이버대가 미래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은 발목만 잡고 있다. 한쪽의 손발을 묶어놓고 다른 한쪽만 풀어주는 방향이 바람직한 정책인지 되묻고 싶다. 22개 사이버대에 주어진 한 해 예산은 15억원에 불과하다.

새로 시행되는 글로컬대학30,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등과 같은 사업은 참여조차 할 수 없다. 22개 사이버대 설립해놓고 이제 와 모르겠다는 식의 태도는 무책임의 방증이다.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라 본다.

-사이버대 교육 평가 및 질 관리는.

▲원대협은 비공식 사단법인이다 보니 질 관리는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 평가가 있긴 하지만 비공식 평가에 불과하다. 원대협법이 만들어지면 사이버대도 대교협, 전문대교협과 같은 평가·인증기구를 설립할 수 있다. 대교협, 전문대교협의 평가·인증기구에 따라 대학 평가는 매우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이버대도 평가·인증기구의 공식적인 기준에 맞춰 관리한다면 지금보다 철저한 질 관리가 가능해진다.

-원대협법 통과 이후의 계획은.

▲원대협법이 통과되면, 사이버대만의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교육의 질 제고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교육부 산하에 사이버대 전담 부서 설치를 건의하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겠다. 사이버대에 대한 시대착오적 인식을 바꾸는 데 집중하려 한다.

AI 시대에 부응하는 사이버대의 정책 방향 수립도 요청하고자 한다. 지난달 26일 윤석열 대통령은 2027년까지 한국의 세계 3대 AI강국 도약을 선포했다. AI 시대에 온라인 교육은 대세가 될 것이다. 그간의 노하우와 콘텐츠를 갖추고 있는 사이버대의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 온·오프라인대학과 차별화, 사이버대 강점을 살릴 특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공병영 한국원격대학협의회장

공병영 회장은 1990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 서울대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제6·7대 충북도립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2023년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에 선임됐다. 9월 1일부터 제13대 원대협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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