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랜드 상품권 '오픈런' 비상…고객 환금신청 1분 만에 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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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 1분에 컬쳐랜드 포인트를 '페이북'으로 전환 시도했다가 실패한 모습.

티몬·위메프 사태 여파로 문화상품권 제휴처가 축소된 가운데, 구매한 상품권을 현금성 포인트로 전환하려는 고객들이 자정마다 특정 플랫폼으로 몰리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컬쳐랜드 상품권을 '페이북'포인트로 전환 시 매일 자정 오픈 직후 1분여만에 충전한도가 모두 소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페이북은 비씨카드 자회사 브이피가 운영하는 결제 플랫폼으로, 문화상품권을 현금화하려는 고객들이 자주 이용한다. 전환 시 8% 수수료를 떼지만 은행 계좌로 송금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어 보유 상품권의 현금화가 가능하다.

위메프·티몬 발 유동성 사태 발생 전인 올해 1월의 경우 컬쳐랜드는 '페이북머니' 충전한도 정책을 월한도 20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 활발한 확장세를 보였다. 그런데 티메프 사태 이후 유동성 우려가 커지면서 이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고, 지난달 초 서비스를 재개한 이후에도 월한도 10만원으로 하향,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했다.

최근 들어 개별 고객의 전환한도는 일 20만원, 월 50만원으로 늘어났으나 전체 고객의 일일 전환 한도는 여전히 소액으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일 자정에 환전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는 고객 경험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티몬·위메프가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문화상품권을 대거 할인해 팔아치우면서 이를 현금화하려는 고객들 수요는 매우 커진 상황이다. 티메프에서 판매된 상품권은 모두 합쳐 연간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해피머니는 티몬·위메프에서 결제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제휴처들이 해피머니 결제를 거부하면서 고객 보유 상품권도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상태다. 고객들이 해피머니 측을 사기 혐의로 고소·고발함에 따라 경찰이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컬쳐랜드의 경우 운영사 한국문화진흥이 전자금융업 등록업체로, 고객선불충전금과 결제대금에 대해 총 900억원 규모 보증보험에 가입해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다. 지난 9월 30일까지였던 보증보험 만기도 850억원 규모로 내년 9월 말까지 1년 갱신에 성공했다.

페이북과 같은 방식으로 상품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NHN페이코의 경우, 해피머니로부터 받지 못한 미회수 채권을 포함한 손실채권 규모가 약 87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액 중 상당수는 고객 상품권을 현금화한 이후 해피머니 등으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해 발생한 금액이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