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단가를 전격 인상한 가운데 고려아연은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야욕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 거래일 연장 없이 가격 조정이 가능한 마지막 날인 26일 공개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주당 75만원으로 인상한다는 정정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주당 2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MBK 측은 인상된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 75만원은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 67만2000원 보다도 11.6% 높은 수준이며, 최초 공개매수일 이전 3개월 및 6개월간의 거래량가중평균가격(VWAP)에 각각 45.1%, 50.5%나 높은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묻지마 빚투'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뺏겠다는 투기자본 MBK와 실패한 경영인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검은 야욕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면서 “영풍은 대표이사 2명이 구속돼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내주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엔 3000억원 대출까지 받아 이를 MBK에 빌려주는 믿을 수 없는 결정까지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풍과 장형진 고문 일가 등은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고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해서는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다”며 “하지만 다른 영풍 주주들에게 재산상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콜옵션의 가격 등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주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진행하면서 8개월짜리 빚인 단기차입금 1조 4905억원을 조달하더니 다시 3000억원의 빚을 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빚만 무려 1조 8000억원. 말이 사모펀드지 펀드자금은 몇천억 원 수준에 불과한 '빚투 펀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MBK의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진들이 모두 이탈하고, 인력 감축과 노조 파업, 이로 인한 각종 금속의 생산 차질, 국내 산업을 넘어 국제금속 가격의 교란 등 앞으로의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