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국회의원의 월급은 400만원 정도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하거나, 5월 초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출범식의 1000명 넘는 참석자에 앞에서 “국회의원 특권 186가지를 자진 포기하도록하기 위하여 국회를 인간띠로 포위할 것”이라고 말한 한국 정치개혁의 선구자. 한국의 '정치개혁 돈키호테'. 그가 바로 장기표다. “특권 폐지가 몽상인가? 세금 도둑 판치는 정치판 그냥 둘 건가”라고 분노하기도 했던 그가 정치 개혁자이자 '고인이된 장기표 선생'이다.
'정치개혁의 영원한 청년' 장기표 선생이 22일 향년 78세의 나이로 새벽 1시경 별세했다.
필자는 장례식장에서 고인이 되신 장기표 선생의 지인을 통해 30~40년 가까이 모시던 몇 분들을 만날수 있었다. 언론인·정치인·정부 공직자 등 다양한 사람이 장기표 선생의 업적과 인간적인 그리움을 나누고 있었다. 그중에 귀를 쫑긋하게 할만한 비유거리가 있었다.
“장기표 선생이 돌아가셨지만 '정치개혁 저승사자'로 돌아오셔서 한국정치를 망치는 놈들을 그냥 두지 않을거다” “누군데… 누구를 ?” 아마도 장기표 선생을 정치개혁 저승사자로 임명하고 한국정치가 올바르게 제자리를 찾기를 바라는 장기표 선생 후배들로 추정된다.
나는 '저승사자'라는 말도 무서웠지만 “누군데?”라고 되묻는 지인들의 질문도 섬뜩했다. '정치개혁 저승사자' 장기표 선생이 살아돌아오면 과연? 현 여야 국회 정쟁과 격을 무너뜨린 자들을 심판해줄수있을까? 바보스럽지만 궁금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래서 깊은 밤 새벽 1시 컴퓨터를 켜고 '저승사자' 를 먼저 검색해보았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저승사자는 신의 부름을 받는 자를 찾아서 영혼 혹은 산채로 동행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저승사자는 TV '전설의 고향'에서 처럼 우화적이고 교훈적이고 정감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는 '프시코폼포스(Psychopompos)' 이미 죽은 영혼을 인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유럽의 저승사자인 '그림 리퍼(Grim Reaper)' 영혼의 수확자 즉, 죽은 사람의 영혼을 인도하는 방식이 아닌 산사람의 영혼을 수확해가는 개념인지라,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저승사자보다 좀 더 적극적인 인도자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에 비하여 '동아시아의 저승사자' 는 죽음이라는 음습한 개념에서 유래한 존재치고는 인간미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인공지능(AI)급 컴퓨터가 가르쳐 주었다.
'영원한 재야' '정치개혁 저승사자' 장기표 선생의 장례식장에서 흘러나온 저승사자의 최근 정치개혁의 유언 같은 발언이 궁금해졌다. 누구를 정치개혁 대상으로 보는 것이라는 걸까?
'정치개혁 저승사자' 장기표 선생은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었다더니 몇 달이나 지났다고 저주를 퍼붓고 개고기라고 욕하느냐” 또,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박근혜에겐 최순실이 한 명, 문재인에겐 최순실이 열 명”이라고 했다. 얼마 전 서글푼 죽음을 맞이한 대한민국 '정치개혁 저승사자' 장기표 선생은 학생운동, 노동운동, 정치개혁을 죽는 날까지 울부짖으며 말과 행동으로 현 정치 현장 국회 여야를 규탄했다.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불법 비리 혐의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이라고 큰 소리를 치고 있는데, 그 근본 원인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친명 지지층인 '개딸'들이 조정훈 의원을 이지메하는 사건을 상기시키면서 “이는 과거 나치 히틀러가 집권할 때 저질렀던 것과 똑 같은 짓”이라고 했다. 한편, 북한에 대한 야당의 운동권 주사파적 발언을 질타를 가하기도 했다. 북한이 핵 선제 공격을 법제화하고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는데 야당이 '한미일 군사대응 훈련에 비판하는 행위에 대하여 “(야당은) 운동권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사파적 생각”이라고 하면서 이어 “(야당은) 정치적으로 정말 바보짓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민이 바보냐”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처럼 '정치개혁 저승사자' 장기표 선생은 1966년 서울대 법대 입학 이후 60년 가까이 외롭고 거친 정치판 황야에서 민주주의와 노동자와 정의를 위하여 싸워왔다. 장례식장에서 들려온 지지자들의 기대처럼 '정치개혁 저승사자' 로 다시 살아 대한민국 양심으로 돌아오기를 고대한다.
끝으로 신문 귀퉁이에 쓰여진 장기표 선생의 일화가 더욱 고인에 대하여 경건하게 했다.
장기표의 곁을 끝까지 지킨 건 아내 조무하는 평생의 동지였다. 민청학련 사건 1976년, 어둠이 깊게 숨겨진 허름한 다락방같이 생긴 오두막과 커피 두 잔 뿐인 결혼식에는 고집센 청년 신랑 장기표와 논술 교사 출신 순수한 신부 조무하가 서있었다. 주변 지인들은 보통 사람으로 결혼하고 서울법대를 나와 출세와 성공바라고 자녀와 평안한 삶을 살기를 바랬을것이다 . 하지만 '영원한 재야' '장키호테' 이제는 '정치개혁 저승사자' 장기표 선생은 죽어서도 자신의 부와 명예보다 대한민국 정치 행복에 더 소명을 두고 있을것이다.
고인이 된 장기표 선생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주장했을 '대한민국 신문명 정치론' 은 장기표 평생의 정치 철학으로 살아있는 우리들에게 남기는 메시지가 있어보인다.
첫째, 과학기술문명에 맞춘 사회운영원리를 개혁하고 둘째, 국민 자아 실현을 통한 행복론을 장기표 선생은 유언으로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부디,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위해가되는 간신배·위정자들을 꾸짖어주시고 우리 곁에 참다운 정의의 칼을 든 '정치개혁 저승사자' 장기표로 영원히 남아주기를 바라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해드린다.
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前 국회부의장 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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