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이 활발해지는 분야 중 하나는 인공지능(AI)이다. 산업을 망라하고 AI가 필수 도입요소가 되면서다. 고객 편의를 향상할 기능 개발 과정에서 유망 AI 스타트업과 손잡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온디바이스AI 챌린지' 출범식을 개최했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AI반도체를 활용해 스마트기기 내에서 연산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AI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자, 새로운 노트북 출시에 협업할 유망 스타트업을 모집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칩셋과 소프트웨어(SW) 키트 제공으로 힘을 보탰다.
AI 모델 크기를 압축하는 클리카, AI 음악 생성 서비스 뉴튠, AI 기반 3차원(3D)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네이션에이 등 10개 스타트업이 협업기업으로 선발됐다. 이들 기업의 우수한 온디바이스AI 기술은 내년도 LG그램 노트북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빠르면 다음달 협업 결과물을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LG이노텍은 대기업이 협업과제를 제시하고 스타트업이 문제를 해결하는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문제해결형 프로그램에 AI·광학 기반 비침습 연속혈당 모니터링 솔루션을 내걸었다. LG이노텍이 세계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광학 기술에 당뇨 예방 AI 알고리즘 개발을 더해, 헬스케어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내다보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이 곧 신사업 점검 기회인 셈이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롯데중앙연구소는 AI 기반 고객 행동 분석을 통한 맞춤형 콘텐츠 제작 기술을 제시했고, 섹타나인은 AI 모델·빅데이터를 활용한 냉난방기 컨트롤러 제어 기술 협업 스타트업을 찾았다. DB손해보험, SK텔레콤, 한솔PNS, 호반그룹 등도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에서 AI 분야 협업 의지를 내비쳤다.
중기부는 내년도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과 초격차 스타트업 사업 등에서 대기업의 AI 분야 협업 수요를 반영해 협업 프로그램을 기획할 계획이다.
창업생태계 관계자는 “AI 기술이 급부상하다 보니 대기업 외에도 스타트업끼리 협업 수요도 활발하다”면서 “AI 스타트업이 단순히 협업 이력만 쌓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매출 창출 기회로 이어져야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