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광 칼럼] 미술 아트테크: 갤러리K 사례와 투자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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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미술품 투자가 새로운 금융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많은 투자자가 미술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갤러리K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술품을 투자 대상으로 삼아 연 7~9%의 수익을 보장하고, 3년 뒤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약속으로 5100명의 투자자를 모집했다고 한다. 2023년에는 배우 하정우를 모델로 기용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원금 반환 불이행으로 끝났다. 이 사례는 미술품 투자의 위험성과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본질적으로 그림은 사치품으로 컬렉터 중심의 마켓인데 소유가 목적이 아닌 투자의 대상으로써 누군가가 그림을 정수기 월임대처럼 매달 돈을 내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가 의문인 시장이다.

1. 미술품 시장의 비유동성: 비상장 주식과의 유사성

미술품 시장은 비상장 주식과 유사한 점이 많다.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며, 언제나 원하는 시기에 사고팔 수 없다는 점에서 유동성이 매우 낮다. 특히 유명 작가가 아닌 무명 작가의 작품은 그 시장성과 인지도에 따라 가치 평가가 천차만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작가의 작품이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팔리더라도 다른 경매나 개인 거래에서 그 가격을 재현하기는 쉽지 않다.

미술품 거래는 작품의 희소성, 소장자의 취향, 딜러의 영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좌운된다. 작품을 구매할 때 어떤 딜러나 갤러리를 통해 구매하느냐에 따라 거래되는 가격이 달라지며, 중개 수수료를 제외한 실제 수익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이런 변동성은 미술품의 가치 평가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2. 무명 작가의 위험성: 시장 가격과의 괴리

특히 무명 작가의 경우 작품의 시장 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작가의 작품이 저평가되었다는 기대감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 있지만, 그 작품이 실제로 높은 가치로 인정받을지는 불확실하다. 그 결과, 원금 보장이 약속된 미술품 투자에 현혹된 투자자들이 자신이 투자한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갤러리K의 그림 투자자들 역시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그림이 임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며 투자금을 돌려 막기하는 폰지 사기처럼 투자금이 활용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3. NFT와 미술품 조각 투자: 컬렉터 입장에서의 위험성

NFT와 같은 미술품 조각 투자 모델은 새로운 방식으로 미술품에 접근하고자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NFT는 디지털 자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소유권 증명 방식이지만, 그 본질은 여전히 투기적이다. 또한, 조각 투자는 미술품의 가치를 여러 투자자가 나눠 가진다는 개념인데, 이는 전통적인 미술품 투자에서 벗어나 실제 소유와 감상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 NFT를 통해서 조각 투자한 작품이 언제든 환급이 될 수 있다고 믿지만 사실상 NFT는 거래와 소유의 증빙일 뿐 거래는 사람이 하기에 투자의 본질은 컬렉터의 소유욕이다. 세계 최대의 NFT 거래소인 오픈씨의 경우 현 거래량은 지난 2022년 5월(6만6000ETH) 최고치에 비해 99.1% 감소한 수준이다. NFT 마켓은 아직 안정화되지 않았고 폭등과 폭락이 일상적인 투기적인 시장이다.

NFT 시장에서 유명 작가나 특별한 디지털 자산이 아닌 경우, 그 가치는 변동성이 크고 유동성 또한 보장되지 않는다. 작품 자체가 물리적인 형태가 아닌 디지털 자산일 경우, 소유권의 의미는 더욱 불확실해지며, 작품의 희소성이나 예술적 가치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

미술품 조각 투자도 마찬가지로 작품의 물리적 소유권을 여러 명이 나눠 가짐으로써 감상의 의미는 퇴색되고, 거래를 통한 수익 창출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이는 미술품이 지닌 고유한 예술적 가치보다 투기성이 강화될 수 있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림을 심미적으로 소유하는 컬렉터의 입장에서 조각 투자는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4. 국내 상업 미술 시장의 현실: 극소수 작가만의 시장

국내 미술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작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국내 경매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작가는 극소수이며, 대다수의 작가는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장 구조 속에서, 미술품 가격은 특정 요인들에 의해 급등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작가의 경력 변화, 전시회 성과, 평론가의 평가 등은 작품의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명 작가나 중견 작가의 작품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높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작품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시장에서 적절한 시기에 거래하지 못할 경우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결론: 미술품 투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갤러리K의 사례는 미술품 투자가 가진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미술품 시장은 비상장 주식처럼 유동성이 낮고, 가치 평가가 어려우며, 누구에게 어떻게 거래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무명 작가의 작품이나 NFT와 같은 투기적 요소가 강한 미술품 조각 투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 미술 시장의 구조적 한계와 작품 가격의 급등락 가능성까지 고려할 때, 미술품 투자는 감상의 즐거움보다는 투기적 성향이 강한 방식으로 접근하기보다, 본질적인 예술 가치와 시장의 변동성을 깊이 이해한 후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

필자 소개: 김호광 대표는 블록체인 시장에 2017년부터 참여했다. 나이키 'Run the city'의 보안을 담당했으며, 현재 여러 모바일게임과 게임 포털에서 보안과 레거시 시스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관심사는 사회적 해킹과 머신러닝, 클라우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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