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테라비트(Tb) 용량을 갖춘 쿼드레벨셀(QLC) 9세대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다.
1조 비트의 셀을 단일 칩 안에서 구현한 낸드로, 286단으로 적층한 제품이다. 반도체 업계에서 280단 이상에 1Tb 용량을 지원하는 QLC 낸드를 대량 생산하는 건 삼성이 처음이다.
QLC는 하나의 셀에 4비트(bit)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구조다. 3비트까지 저장 가능한 트리플레벨셀(TLC) 대비 용량을 확대하는데 유용하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반도체기 때문에 단일 칩 용량이 클 수록 더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TLC 기반 9세대 낸드를 최초 양산한 데 이어 QLC 제품을 가장 먼저 양산해 인공지능(AI)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언어 모델 학습을 위해 대규모 데이터를 담을 고용량·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필요한 데 이에 적합해서다. 낸드플래시를 모아 SSD를 만든다.
삼성전자 QLC 낸드를 출시하는 건 2021년 7세대 낸드(176단) 이후 3년 만이다. 8세대 낸드(236단)에서는 QLC 제품을 내놓지 않았지만 시장 수요를 고려해 9세대(286단)에서 출시했다.
신제품은 셀과 셀 동작을 관장하는 각종 회로 면적을 줄여 7세대 QLC 대비 비트 밀도가 86% 높아졌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또 적층된 층별 셀 특성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디자인드 몰드' 기술 적용으로 데이터 보존 성능을 약 20%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허성회 삼성전자 부사장은 “TLC 양산 4개월 만에 9세대 QLC 낸드 양산에도 성공했다”며 “AI용 고성능·고용량 SSD 시장이 요구하는 최신 제품군을 모두 갖췄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