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기술협력을 유도하는 정부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이 한 단계 진화한다. 부처 장벽을 허물고, 범부처 경제·규제 특례 인프라를 활용해 협업 시너지를 도출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7월 진행한 민관협력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사업 수요기반형 모집에 경제자유구역 소재 수요기업과 스타트업에 가점을 부여했다. 이 사업은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인 'OI마켓'에 공급·수요 기술을 올리고 협력이 성사된 스타트업에 정부가 사업화 자금과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인 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 참여를 유도해 눈길을 끈다.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를 위해 도입한 경제자유구역은 입주기업에 세금 감면, 노동규제 완화, 수도권정비계획법 적용 배제 등을 적용한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수출 거점인 경제자유구역에 조성된 인프라를 활용해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유인하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이 모여있는 만큼 해외 진출을 노리는 스타트업은 접점을 확대할 기회도 될 수 있다.
중기부는 내년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은 경제자유구역 유형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이오 대기업이 포진한 인천, 태양광·반도체·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한 충북 등에서 딥테크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함께하는 기술실증(PoC), 최소기능제품(MVP) 구현 등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 내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 지원은 중기부와 산업부가 지난 5월 정책협의회를 열면서 물꼬를 텄다. 두 부처는 경제자유구역과 규제혁신특구 분야와 관련해 경제자유구역청장에게 경제자유구역 규제특구 지정신청 권한 부여, 규제특구계획에 경제자유구역 연계 사업화 방안 반영, 경제자유구역 입주기업과 벤처·스타트업 간 기술 협업 지원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혁신 인프라와 결합한 벤처·스타트업과 대기업의 협업은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상반기에 선발한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사업에는 클러스터연계형을 추가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연구개발특구 등 지역 혁신자원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중기부 관계자는 “부처 간 규제 특례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한 협업과제를 발굴하겠다”면서 “협업 과제 종료 후에도 수요기업과 대기업이 지속적으로 교류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