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자 자기조립 구조적 결함 해결…새로운 하이드로젤 네트워크 개발

포스텍(POSTECH)은 김연수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한지훈 박사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CSB) 화학·생화학과 조안 엠마 시어 교수, 새드 나자피 박사 연구팀, 이은지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이은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고분자 자기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결함 문제를 해결하고,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하이드로젤(hydrogel) 네트워크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생명체 내부의 네트워크는 생명 유지와 다양한 기능 수행에 핵심 역할을 한다. 이 네트워크는 액틴(actin)이나 콜라겐(collagen), 뮤신(musin) 등 고분자들이 정교하게 자기조립해 형성되며, 최근 이를 모방한 합성 고분자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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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연수 교수, 한지훈 박사, 조안 엠마 시어 교수, 새드 나자피 박사, 이은지 교수

그러나, 기존의 마이셀(micelle) 기반 네트워크는 고분자들이 무작위로 배열되어 서로 얽히거나 꼬이는 등 구조적 결함이 발생하기 쉬워 네트워크의 연결성과 기계적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반대 전하를 가진 고분자를 설계해 하이드로젤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고분자들은 전기적 인력을 통해 서로 강하게 끌어당겨 마이셀 기반 네트워크에 비해 훨씬 더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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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블록 공중합체가 네트머를 기반으로 자기조립화 해 하이드로젤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메커니즘 개념도

그 과정에서 연구팀은 네트머(netmer)라는 강력하고 새로운 자기 조립체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네트머 기반 하이드로젤 네트워크 형성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네트머는 고분자가 꼬이는 루프(고리)가 최소화되고, 코어와 브릿지가 풍부한 네트워크 형태의 작은 단위체를 의미한다. 코어와 브릿지의 수가 많을수록 더 단단해진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네트머 기반 하이드로젤은 기존 마이셀 기반 하이드로젤에 비해 저장탄성률이 11.5배, 연신율이 3배 향상됐고, 뛰어난 자가 치유 능력과 내구성을 입증하였다.

김연수 교수는 “새로운 하이드로젤 형성 기술은 실용성과 범용성이 매우 높다”라며, “의료와 생체재료, 환경, 첨단산업(배터리, 액추에이터)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에서 연성 재료로써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