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빅데이터 활용해 가뭄에 대한 인식·관심도 다차원적 분석 성공

포스텍(POSTECH)은 감종훈 환경공학부 교수와 박사과정 무타자 아메드 다 씨 연구팀이 구글 트렌즈에서 수집한 검색 빅데이터와 가뭄 지수 데이터를 활용, 가뭄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인식과 관심도를 다차원적으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지구의 기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예전보다 더 강력한 기상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중 가뭄은 생태계와 사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연재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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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종훈 포스텍 교수(왼쪽)와 박사과정 무타자 아메드다 씨

가뭄은 농업과 식수, 지역 경제에 막심한 피해를 주지만, 사람들이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시점은 대개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다. 따라서 가뭄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넘어 글로벌 사회의 협력적인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구글 트렌즈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70개국 시민들의 가뭄 관련 검색 활동을 분석하고, 가뭄에 대한 인식을 '지역적', '원거리적', '글로벌' 인식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지역적 인식'은 가뭄이 발생한 국가 내에서 그 국가 시민들이 가뭄을 얼마나 인식하고 관련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찾고 있는지를 나타내며, '원거리적 인식'은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가뭄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또 '글로벌 인식'은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가뭄에 대한 가뭄을 겪지 않는 국제사회 시민들의 관심 정도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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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인식의 다차원적 영향과 국가별 유형 지도. (a) 경제규모의 영향(1인당 국내총생산),(b) 가뭄의 지속기간의 영향, (c) 다차원적 영향의 국가별 7가지 유형 지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가뭄의 위험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가뭄에 대한 검색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장기적인 가뭄이 발생한 경우, 지역적 인식과 글로벌 인식이 모두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고, 경제력이 높은 국가일수록 다른 나라의 가뭄에도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카자흐스탄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칠레 등 일부 국가에서는 오히려 가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그리고,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도 심각한 가뭄 위험에도 불구하고 가뭄에 대한 검색량이 적었는데, 이는 가뭄 인식이 그 나라가 실제로 겪고 있는 가뭄 상황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제한적인 인터넷 접근성과 같은 경제·사회적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감종훈 교수는 “국가별 가뭄 지수와 인터넷 검색 데이터를 활용해 가뭄과 사회동학에 대한 다차원적인 분석을 진행한 것은 이전에 선행되지 않았던 선도적인 융합 연구 결과”이라며, “글로벌 사회의 지속적인 협력과 관심이 가뭄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수자원 분야 국제 학술지인 'npj 정수(npj Clean Water)'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