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던 14년차 베테랑 검사, 학위도 없는 가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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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포바에 캡처

콜롬비아에서 13년 넘게 검사로 일하며 지검장까지 올랐던 여성이 판사에 도전했다가 학위도 자격증도 없는 무자격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들통났다.

최근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infobae)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사법부는 지난달 25일 전직 라구아히라 지검장 클라우디아 엘레나 로자노 도리아에게 사기 및 문서 위조 혐의를 적용하고 징역 12년 9개월을 선고했다.

클라우디아는 지난 2000년부터 카리브해 여러 지역에서 검사로 일해 온 베테랑 검사다. 수많은 범죄자들을 체포하고 기소하는 데 앞장선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처음 부임됐던 지방도시 라 구아히라에서 지검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의 학위 논란이 시작된 것은 2008년이다. 당시 그는 범죄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마약을 해당 조직에게 재판매하려다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그의 학위와 변호사 자격증이 조회됐지만, 그는 사건을 조작해 혐의에서 벗어났고 이듬해 지검장 자리를 따냈다.

그는 여러 기관을 12번 옮겨 다녔고, 자신감이 오르자 2013년에는 판사까지 도전했다. 하지만 그의 이력서를 받은 인사처가 시스템에 그의 ID 번호를 조회하자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사법부를 통해 국가 변호사 등록 명단에 그의 이름을 조회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클라우디아의 범죄는 13년만에 발각됐다. 그는 친구인 마리아의 자격증과 학위를 빌려 자신의 것으로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로스쿨에서 관련 교육을 모두 이수했으며, 학위만 없었을 뿐이라며 12번에 걸쳐 이의제기와 무효 소송을 냈다. 하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1년만에 결국 징역 12년 9개월로 판결이 마무리됐다.

클라우디아가 13년 넘게 검사로 일하며 담당한 사건들 역시 재검토 대상이 됐다. 그가 담당한 사건이 수백건에 달해 아직까지 사건의 여파가 남아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