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어진 '티메프 상테크족', 이제 쿠팡으로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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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신용카드 실적 확보 등 목적으로 티몬과 위메프에서 대규모로 상품권을 사들였던 소위 '상테크족' 소비자가 최근 대거 쿠팡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권과 비슷한 결제 실적 효과를 내는 것이 쿠팡에서 발행하는 '기프트카드'라는 인식이 늘어난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날부터 기프트카드 서비스를 쿠팡(주)에서 쿠팡페이(주)에 영업 양도 방식으로 이전한다. 이와 더불어 최근 쿠팡 기프트카드 선물하기 시 타인명의 카드로 결제하는 것도 제재하기 시작했다.

쿠팡 기프트카드는 본인이 구매해 사용할 수는 없고, 다른 이용자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가족이나 지인 계정으로 접속한 후, 이용자 본인 카드로 쿠팡 기프트카드를 구입해 내 계정으로 가져오는 방법이 흔히 사용됐는데 이 방법이 최근 막힌 것이다. 비정상적 결제라고 쿠팡이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쿠팡 기프트카드는 쿠팡에서 쇼핑을 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상품권이다. 받는 이가 선물을 수락하면 기프트카드 액면가만큼 '쿠팡캐시'로 전환된다.

쿠팡 기프트카드는 최근 문제가 됐던 문화상품권 등과 달리 할인 판매하지는 않는다. 다만 쿠팡이 다루는 품목이 많은 만큼 쿠팡캐시 범용성이 높고, 60% 이상 사용 시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 환불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테크족 관심을 받았다.

타인카드로 구매 기능이 제한되자, 일부 고객들은 기프트카드 구매 수요가 있는 고객끼리 모여 '상호 선물'하는 방안으로 대응하고 있다. 쿠팡 키프트카드의 구매한도는 1일당 50만원 한 달(30일 누적)에 100만원 미만으로 제재되지만, 선물을 받는 사람은 한도가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상테크 족은 올해 티메프 유동성 사태에서 큰 영향을 미친 소비주체로 평가된다. 이들은 실질 소비 없이 신용카드 실적을 채워 혜택을 받기 위해 막대한 규모로 상품권을 구매해 현금화 하는 작업을 반복해왔고, 이로 인해 큰 유동성이 발생하면서 정산주기 동안 티몬 위메프가 자금을 돌려막기 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결제업계 관계자는 “쿠팡 기프트카드는 발행주체가 쿠팡 혹은 쿠팡페이라 정산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구매한도가 낮아 유동성 문제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그럼에도 편법 구매로 리스크가 커질 것을 우려해 추가적 장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