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내년부터 전국 전자제품 공공 집하장과 재활용시설에 전기·전자제품 폐배터리 운반·보관 기기(키트) 100대를 순차 보급한다.
환경부는 5일 대전 소재 스탠더드시험연구소에서 전기·전자제품에서 해체되거나 분리된 폐배터리를 안전하게 운반하고 보관할 수 있는 운반·보관 키트 현장 시연회를 개최했다.
최근 다양한 전기·전자제품이 무선화하며 배터리 포함 폐전자제품도 급증하고 있다. 재활용 폐전지가 연간 1~2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폐배터리 운송·보관 시 충격 및 압력 등에 의한 화재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모듈 배터리 화재의 경우 열폭주 발화로 인한 대형화재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환경부는 이순환거버넌스(가전제품 재활용공제조합)와 폐배터리 운반·보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화재 감지 기능을 탑재한 전용 키트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폐배터리를 보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초기 가연성 기체 발생 △본격적인 화재 후 열폭주 상황 등을 재연하고 키트의 화재 방지·소화 과정을 점검했다.
제품은 폐배터리에 가연성 기체 발생 시 압축공기포 소화약제를 분사해 산소를 차단하고 주변 확산과 2차 피해 발생을 막는다. 압축공기포 소화약제는 물, 소화약제(수성막포), 압축공기를 최적 비율로 혼합해 냉각성능과 산소차단을 극대화한다. 키트는 폐전기·전자제품 운송차량에 탑재할 수 있도록 기존 철파렛트와 동일한 규격으로 제작, 키트 적재함 내부에 중소형 배터리·ESS모듈 등 용도에 따라 사용 가능 하도록 설계됐다.
또 초기 화재 발생 시 가연성 기체를 감지해 대형화재를 사전에 방지하고, 열폭주 상황에서도 압축공기포 소화약제를 자동으로 분사해 화재 진화에 효과적이다. 무선청소기 기준 약 400개에서 분리된 폐배터리를 보관할 수 있는 약 800ℓ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폐전자제품 운송차량에 탑재 가능하다.
환경부와 이순환거버넌스는 연내 키트 상용화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전국 공공 집하장과 관련 재활용시설에 순차 보급할 계획이다.
정덕기 이순환거버넌스 이사장은 “폐배터리 부속품을 많이 취급하는 동북권 순환센터(RC) 등을 시작으로 전국 RC 50곳에 운반·보관 키트 100대를 1~2년간 순차 보급해 국내에서 연간 배출되는 폐배터리 1만~2만톤을 모두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