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택자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추가로 주택을 사려고 하는 경우, 우리은행 대출은 받지 못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실수요자 중심 가계부채 효율화 방안'을 오는 9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에 초점을 맞춰 자금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단 유주택자더라도 이사 시기 불일치 등 기존 주택 처분 조건부 대출은 허용된다.
전세자금대출도 모든 세대원이 무주택자인 경우에만 지원해 갭투자를 차단키로 했다. 다만 전세를 연장하거나, 8일 이전에 전세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엔 유주택자에게도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장 만기는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한다. 만기가 짧아지면 매년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지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연소득 5000만원 차주라면 대출 한도(금리 4.5% 기준)가 3억7000만원에서 3억2500만원으로 12%가량 줄어든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주담대 최장 만기를 기존 40∼5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유지하되 우리은행 창구를 통해 다른 은행의 주담대 대환을 요청하는 경우엔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아파트 입주자금 대출은 기존에 이주비나 중도금을 취급했던 사업지 위주로 운용하고 그 외 사업지에는 제한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됨에 따라 투기수요 방지를 위한 대출관리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며 “다만 무주택자 등 서민과 실수요자 공급은 지속해 전체 가계대출 운용의 효율성을 기할 계획”이라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