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오토클레이브, 대형 HIP 장비 수주…“양산 장비 첫 국산화”

고온·고압 설비 전문업체 일신오토클레이브가 '열간등방가압(HIP, Hot Isostatic Pressing)' 장비를 신사업으로 육성한다.

일신오토클레이브는 최근 국내 한 공공연구기관으로부터 양산용 대형 HIP 장비를 수주했다고 1일 밝혔다.

그동안 연구개발(R&D)용도로 소형 HIP 장비를 개발해 공급한 이력이 있지만 대량 생산능력을 갖춘 대형 장비를 수주한 것은 처음이다.

등방가압(정수압프레스) 장비는 물이나 기체를 유체로 활용해 모든 방향에서 균일하게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온도에 따라 △CIP(냉간) △WIP(온간) △HIP(열간) 장비로 나뉜다.

HIP는 기체(주로 아르곤)를 전달 매체로 금속이나 세라믹 분말 소재가 녹는점 이하까지 온도를 올리고 1500~2000바(bar) 압력을 가해 고밀도 소결 성형한다.

일반적으로 금속은 주조나 단조 방식으로 가공되는데, HIP 공정을 거치면 조직이 고밀도·고치밀화되기 때문에 내부 기공이 없어져 강도가 강해지고 열피로 안전성과 내마모성 등 물성이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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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간등방가압(HIP) 장비 (일신오토클레이브)

안전이 중요한 항공과 우주·방위 산업 분야를 비롯해 에너지, 자동차, 반도체, 의료 등 분야에 주로 쓰인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에 필수 공정으로 꼽히며 향후 원자력과 금속 3D 프린팅 분야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양산용 HIP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일본 코벨코, 미국 AIP 정도가 있다.

김현효 일신오토클레이브 대표는 “양산용 HIP 장비를 상용화하는 세 번째 회사로 외산 장비 독점을 깨고 국산화할 것”이라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동시에 해외 선두 업체와 격차를 빠르게 좁히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향후 HIP 장비 크기를 대형화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SMR 부품 생산을 위해서는 지름 6m 이상 대형 HIP 장비가 필요해 이를 사업화할 계획이다. 히터와 단열재를 대형화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박종범 연구소장은 “2년 전부터 선행연구에 돌입해 현재 사업화 시작 단계로 필요한 요소 기술은 모두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며 “정밀 부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가공 방식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금속 3D 프린팅을 위한 특수소재 분말성형과 SMR 부품 가공용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일신오토클레이브는 초고압분산기와 정수압프레스 장비가 주력 제품이다. 전고체 배터리 생산에 필수로 쓰이는 WIP를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 파일럿 라인에 공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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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효 일신오토클레이브 대표 (일신오토클레이브 제공)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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