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연일 6만 달러 턱밑에서 주춤하고 있다. 미국 증시 약세와 더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투자 심리 위축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남은 호재에 비해 비트코인 가격이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오후 1시 50분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 5만9199 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시 한때 5만7000 달러선을 터치하며 지난 1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한 달 전 6만6000선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14%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 25일 미국 기준 금리 인하가 가시화 및 미 대선에서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지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당선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비트코인은 6만4000 달러선 까지 올라갔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6만달러 밑에서 주춤하는 이유는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1.12% 하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엔비디아 주가는 2분기 실적을 전후로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8% 가까이 떨어졌다.
미국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미국 주식 평균 하락 및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과도한 시장 해석에 대한 불안심리가 가상자산 시장에 압박을 가했다”라고 분석했다.
최근 대량 매도 가능성도 급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가상자산 지갑 주소가 'bc1qc....e3gvh'인 한 고래(대형 투자자)가 1억4181만 달러(약 1883억원) 규모에 달하는 비트코인 2300개를 매도 목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으로 옮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 예측 가능성이 작아진 것도 상승세를 주춤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벤트 예측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피격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70%까지 치솟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 사퇴 이후 현재 50%로 떨어졌다. 해리스 후보는 49%까지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상승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향후 3개월간 암호화폐 시장에 대형 호재들이 남아있다는 근거에서다.
△3주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 인하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 △4분기 중 FTX파산 관련 160억 달러 상당 현금 채권 상환 가능성 △러시아 국영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 등이 올해 남은 상방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8일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더블록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3차례의 미국 대선에서 비트코인은 선거 전 2~3개월 전부터 하락했다가 선거 이후 상당한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급등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