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에 열도 전역에 한국어 교가가 송출됐다.
23일 일본 공영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와 맞붙은 교토국제고는 2대 1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는 1회부터 9회까지 양측 모두 '0'점을 이어가며 팽팽하게 이어졌다. 교토국제고가 이어진 연장 10회 초,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하는 승부치기에서 안타와 볼넷, 외야 뜬공 등을 묶어 2점을 냈다. 이어 10회 말 간토다이이치고에 1점을 내줬지만 결국 승리는 교토국제고로 돌아갔다.
승리가 확정되면서 경기장에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가사의 한국어 교가 울렸고, 이는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하기 어려워 '꿈의 무대'로 불린다.
올해는 일본 전역에서 3715개학교(3441개팀)이 참가해 49개 학교가 본선에 올랐다. 학생 수 160명에 불과한 교토국제고가 고시엔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본 현지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교토조선중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졌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고 2003년 일본에서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교토국제학교가 됐다. 현재 전교생 160명으로, 이 중 87명이 여학생이다. 야구부는 61명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