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 콘텐츠 결합을 통한 새로운 생태계 조성이 목표” 초이크리에이티브랩 최신규 대표

과거의 경험과 AI 기술 융합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 도전
콘텐츠 융복합 인재 “끊임없이 아이디어 내고 다양한 실전 경험 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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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크리에이티브랩 최신규 대표. 사진=초이크리에이티브랩.

최근 국내 웹툰과 웹소설,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재생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끈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이 모바일 게임으로 제작돼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또 최근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4에서는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블러 스튜디오'가 미국 아마존 산하의 '프라임 비디오'와 함께 '던전앤 드래곤', '팩맨', '크로스파이어'등 명작 게임 IP 15개를 활용한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제작을 발표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과 게임 OST가 오케스트라의 협주로, 유명 애니메이션이 뮤지컬로, 아이돌 현장 공연을 영화관에서 VR기기로 즐기는 VR콘서트로 제작되는 등 이종 콘텐츠 간의 결합이 콘텐츠 생태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사례는 이미 10여년전부터 다양하게 진행돼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1년경 출시된 초이락게임즈의 '슈퍼스타킹'은 노래와 댄스를 접목한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었다.

이 게임을 만들었던 초이크리에이티브랩 최신규 대표는 당시 이종 콘텐츠 간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콘텐츠 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던 순간부터 만화, 애니메이션, 완구, 게임, 음악의 융합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하며 “슈퍼스타킹도 그러한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장난감 회사 손오공을 설립한 최신규 대표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사업에 투자와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직접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OST를 작사·작곡한 바 있다.

최근 그는 초이크리에이티브랩을 설립해 음악 분야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우선 국내에 단 2대뿐인 최고 성능의 콘솔을 녹음실과 스튜디오에 들여놓고 모든 가수들에게 문을 열었다.

그는 “음악인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으려면 좋은 인프라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곳은 신인 가수 양성소라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이종 콘텐츠 간의 융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꾸 아이디어를 내고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는 젊은이들이 늘어날수록 이종 콘텐츠간 융합이 더욱 다양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런 인재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3일 최신규 대표와 이종 콘텐츠 산업간 결합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트로트 가수 김연자의 노래를 비롯, '헬로카봇' 극장판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OST를 작사·작곡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계기가 있나?

▲내가 갓 스무 살이던 1970년대 중반 나훈아의 '너와 나의 고향'을 만든 정진성 작곡가의 아현동 사무실에서 음악공부를 한 적이 있다. 그때는 통기타를 메고 겉멋을 내며 가수를 꿈꾸기도 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결국 가수의 꿈을 접었지만, 그때의 꿈과 음악 공부가 바탕이 돼 오늘날 트로트 및 애니메이션 OST 작사·작곡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 내가 갖고 있는 음악적 재능을 결합해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국내 최고 수준의 녹음실과 스튜디오를 만들었는데, 많은 가수들이 애용하는 공간으로 소문이 났다. 음악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음악인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으려면 좋은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고 성능의 콘솔을 녹음실과 스튜디오에 들여놓았다.

이 콘솔은 우리 스튜디오를 포함해 국내에 단 2대뿐이다. 또 다른 하나는 KBS에 있다. 국악, 오케스트라 녹음까지 가능하도록 녹음 공간도 충분히 넓고 쾌적하게 조성했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음악 시설이어서, 김연자와 남진 등을 비롯한 정상급 가수들도 이용하고, 젊은 K-POP 및 트로트 가수들과 음악인들에게도 시설을 공유하고 있다.

이곳은 신인 가수 양성소라고도 할 수 있다. 이곳을 통해 높은 역량을 가진 음악인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한다.

-음악 얘기가 나온 김에 2010년대 초반 전 세계인의 노래방이라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 '슈퍼스타킹'을 제작해 화제가 됐다.

▲'슈퍼스타킹'은 음악에 대한 진심으로 온라인 게임을 만든 시도였다고 할까? 댄스와 노래를 결합한 애니메이션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로 만든 '네트워크 온라인 댄스 노래방'이었다.

실시간 온라인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핀란드, 아이슬란드의 유저가 동시에 노래, 댄스 배틀을 할 수 있었다.

2011년 6월 오픈 베타를 거쳐 정식 출시했다. 게임이 시장에 나왔을 때 지금처럼 우리나라 K-POP이 뜬 상태였다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을 지도 모르겠다.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콘텐츠 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던 순간부터 만화, 애니메이션, 완구, 게임, 음악의 융합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나는 완구로 콘텐츠 사업을 시작했지만 후속으로 애니메이션, 게임과의 융합을 시도했다. '슈퍼스타킹'도 그러한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당시 고(故) 김정주 넥슨 회장과 친해서 자주 사업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온라인 게임 쪽으로 사업방향을 잡았고, 김 회장은 내 아이디어를 참고해 캐주얼게임으로 넥슨의 성공을 이끌어냈다. 나는 넥슨의 발전을 지켜보며 대리만족 했다.

그 때의 경험과 이 시대의 AI 기술 등을 융합하면 더 흥미진진한 프로젝트들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콘텐츠 융복합 시대에 맞은 인재는 어떤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혁신적인 콘텐츠를 누가 먼저 만들어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다. 오늘 아이디어가 생기면 아끼지 말고 써야 내일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아깝다고 미련을 두고 끌어안고 있으면 더 좋은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의 나의 지론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꾸 아이디어를 내고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는 젊은이들이 콘텐츠 융복합 인재로 거듭날 거라 본다. 내가 지금까지 진행한 모든 투자들은 이런 인재들이 꽃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었다.


이상원 기자 slle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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