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전속대리점들이 통합 후 새 법인 설립을 추진하자 삼성생명이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삼성생명은 전속대리점들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대리점(GA)은 보험사 상품을 대신 판매해 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영업조직이다. 전속대리점은 독립된 GA와 달리 한 보험사 상품만을 주로 취급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전속대리점 협의체(성대협)는 올해 출범을 목표로 통합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성대협 규모는 약 250여개 전속대리점으로 총 설계사 수는 7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생명 전속대리점이 모두 합병해 독립할 경우 수천명 규모 초대형 GA가 탄생할 수 있다. 다만 전속대리점들 사이에서도 독립과 잔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고, 삼성생명이 설득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일원화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실제 앞서 지난 2018년에도 성대협을 중심으로 전속대리점 통합·독립이 추진됐으나 최종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대리점들 사이에선 독립에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며 통합에 실패했다.
수백여개 전속대리점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다 보니 이견이 발생했고, 당초 전속대리점 대표들 대부분이 삼성생명 출신 인사로 구성돼 있어 독립에 부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엔 GA 영향력이 확대되고 손해보험사 상품이 대세로 자리 잡는 등 보험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독립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대리점 입장에서 한 보험사 상품만 판매하는 건, 수익 확보 및 사업 유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전속대리점이 독립하게 되면 삼성생명 이외 타 생명보험사 상품은 물론, 손보사 상품까지 취급할 수 있게 된다. 다루는 상품군을 확대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효과가 있으며, 손보사가 제시하는 판매 수수료가 과거보다 상향된 상태기에 수익성 제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독립 시도가 지속되면서 삼성생명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전속대리점을 포함한 삼성생명 전속 영업조직은 약 3만명 규모로 보험업계 최상위 수준이지만, 수천명에 달하는 설계사 이탈은 향후 실적에 직격탄으로 이어질 개연이 크다.
업계는 삼성생명이 대리점에게 전속 유지시 수수료 우대나 사무실 지원 등 형태로 각종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전속대리점들 일부가 통합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며 “해당 대리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을 검토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