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폭우에 이어 연일 폭염이 지속되며 호수와 강에 녹조를 유발하는 남조류가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6일 금강 대청호와 보령호에 올해 첫 '경계' 단계 조류경보 발령했다. 예년(908.9㎜)보다 128%나 많은 강수로 인해 오염원이 호소로 유입된 상태에서 장마 이후 폭염이 지속됨에 따라 높은 표층수온(29℃~33℃)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녹조가 다량 발생한 것이다.
4대강 전반적으로 상황이 다르지 않다. 낙동강 해평, 강정고령, 칠서, 물금매리, 금강 용담호는 관심 단계가 발령된데 이어 한강 수계 팔당호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녹조가 관측됐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인간이 기후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창궐한 녹조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자칫 식수대란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AI) 정수장' 'AI 녹조제거선' 등 기후테크가 기후위기 시대 적응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 중인 'AI 정수장'은 빅데이터 기반으로 정수처리 전 공정에 자율 운영 도입을 통해 인적 오류는 줄이고 실시간으로 전력량을 감시·분석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했다. 최근에는 활성탄 흡착, 오존처리 등 정수장 고도처리를 강화해 녹조를 제거하고 원수와 정수 내에 조류독소와 냄새물질(지오스민, 2-MIB) 검사 주기를 강화하는 등 녹조 대응 수위를 높여 운영 중이다.
AI 수질개선 전문기업 에코피스는 대청호 취수장 인근에 녹조 제거선을 배치해 녹조를 제거하고 있다. 센서와 카메라를 사용해 수면에서 녹조를 식별하고 탐지해 로봇이 녹조가 집중된 지역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로봇은 녹조를 수집·저장해 육지로 운반한다.
기후테크가 인류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지속성장의 기회로 전환하는 '게임체인저'가 되길 기대해 본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