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알뜰폰(MVNO) 업체가 국내 거주 외국인과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해외 듀얼넘버 서비스를 선보인다. 경쟁이 심화된 국내 통신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하기 위한 복안이다. 시장 수요에 맞는 맞춤형 통신서비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알뜰폰 업체가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알뜰폰 자회사 SK텔링크는 최근 중국 차이나모바일 글로벌 사업회사 CMI와 손잡고 하나의 유심으로 한국과 중국번호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CM링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중국에서 차이나모바일 번호로 발신한 전화·문자를 별도 로밍없이 연동된 한국번호로 수신할 수 있는 서비스다. 덕분에 국내서도 중국 현지번호 인증이 필요한 금융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핵심 타깃은 국내에 거주 중인 중국인 약 97만명이다. 가입자 성장이 정체된 알뜰폰 입장에서 상당한 잠재 수요다. 이들은 중국 현지 유심을 장착한 별도 단말기를 소지할 필요없이 SK세븐모바일 제휴상품 가입만으로 자유롭게 중국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반대로 월 3GB 현지 데이터를 제공해 중국 방문시에도 한국 서비스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중국 현지에서 유튜브·넷플릭스 접속이 가능한 셈이다.
SK텔링크 관계자는 “기존에도 듀얼심을 통한 이중번호 서비스는 있었지만 하나의 유심으로 한국번호와 중국번호를 연동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라고 말했다. 차이나모바일이 해외 통신사와 함께 CM링크를 선보인 것도 영국, 싱가포르, 태국에 이어 한국이 네번째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인 프리텔레콤도 SKT 도매망을 이용하는 만큼 CM링크 제휴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알뜰폰 브랜드 프리티 운영사인 프리텔레콤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프리텔레콤은 최근 캐나다 통신사 텔러스와 제휴를 맺고 현지 교민을 위한 듀얼넘버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지 요금제에 가입하면 별도 국내요금제 개통 없이 캐나다에서도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과 본인인증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알뜰폰 사업자가 해외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첫 사례다.
핵심 타깃은 유학생과 주재원, 교포 등 캐나다에 거주하는 약 30만명 한인이다. 회사는 향후 미국, 일본 통신사와도 재휴를 확대해 현지에 장기체류하는 교민을 대상으로 한 듀얼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프리텔레콤 관계자는 “한국 통신시장 경쟁이 치열해 국내 알뜰폰 사업만으로는 지속 성장과 이익을 달성하기 쉽지 않다”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통신사 장려금 의존을 줄이고 수익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는 시장 요구에 맞춘 맞춤형 상품으로 이동통신사가 진입하지 못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번호이동을 통해 알뜰폰으로 유입된 가입자 순증수는 올해 1월 7만8060명에서 지난달 1만9066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