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전력기기 기업들이 전력기기 분야 슈퍼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감에 대응해 대규모 증설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생산량 증대를 통해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전력기기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의 증설 투자 규모가 통틀어 2000억원을 넘어섰다.
기업별로는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 변압기 공장에 각각 272억원과 180억원을 투자했다. LS일렉트릭은 부산사업장 증설에 총 1008억원을 투입하며 효성중공업도 총 1000억원을 들여 미국 멤피스와 경남 창원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력기기업체들이 증설에 나선 가장 큰 요인은 정보기술(IT) 산업의 전력 소비 확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에서 오는 2026년에는 최대 1050TWh까지 늘어 것으로 보인다. AI 산업 투자 등과 더불어 반도체 산업 발전,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진행 등으로 전력 소비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력망 투자규모도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0년 2350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5320억달러, 2050년 636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초고압변압기 등을 생산하는 빅3가 생산량 증대를 서두르는 것이다. 최근 미국 알라배마 변압기 공장 증축을 완료한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 변압기 공장 증설까지 마무리되면 연간 2200억원 규모의 매출 증대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이번 투자를 통해 부산사업장 진공건조로 증설 및 라인 최적화를 통한 조립 공정 효율화 를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7년부터 총 2000억원 규모 추가 생산능력을 기대하고 있다. 또 현재 2000억원 규모인 초고압변압기 캐파(설비생산능력)는 진공건조로 증설 및 국내 중소 변압기 제조기업 KOC 인수를 통해 2026년부터 총 5000억원 규모로 확대되고 이번 투자로 라인 최적화 및 비용절감을 통해 오는 2027년부터 총 7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효성중공업도 전체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1.4배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증설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