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면 세계기록' 도전한 호주 유튜버, 11일만에 '강제 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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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무수면 세계 기록 돌파를 기다리고 있는 호주 10대 유튜버 노르메(왼쪽). 사진=게임 매체 dexerto 캡처

호주의 한 10대 유튜버가 '무수면 세계 기록'을 경신하겠다며 잠을 자지 않는 모습을 생중계했다가 강제로 방송을 중지 당했다.

12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미러 등에 따르면, 12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노르메(19)는 최근 '12일간 잠 안 자고 세계 기록 세우기'라는 라이브 영상으로 무수면 세계 기록 경신에 도전했다.

공식적인 '무수면' 세계 기록은 미국 고등학생 랜디 가드너가 과학 프로젝트 일환으로 1963년 12월부터 1964년 1월까지 잠들지 않은 11일 25분이다. 즉 264시간 25분이다. 그러나 무수면으로 인한 부작용 문제로 기네스 세계기록(GWR)은 더는 자발적인 무수면 세계 기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르메는 신기록을 세우겠다며 카메라를 켜고 자신이 잠들지 않는 모습을 유튜브 등 플랫폼에 생중계했다. 그가 잠들지 않은 시간은 264시간 56분으로 사실상 공식 세계 기록은 뛰어넘은 상태다.

하지만 영상 속 그는 꾸벅꾸벅 고개를 떨어트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해 시청자들의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책을 읽는 능력을 상실했고 환각 증상을 보였으며, 심지어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그에게 도전을 중단하라고 말렸지만 그는 도전을 이어갔고, 일부 시청자가 신고해 경찰과 구급차가 그의 집으로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유튜브 측은 '가이드라인 위반'을 이유로 도전 11일째인 지난 12일 그의 라이브 방송을 정지시켰다. 유튜브에서 해당 라이브 방송분도 삭제된 상태다.

영국 온라인 상담 서비스 닥터 폭스 파머시의 데보라 리 박사는 “이건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자살하고 싶다면 가장 비참하고 오래 걸리는 방법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평균 수명 3개월~3년 정도 되는 치명적인 불면증을 스스로 겪으려고 하는 꼴”이라고 일침했다.

리 박사에 따르면 24시간(1일) 동안 잠을 자지 않는 것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와 비슷하다. 또한 72시간(3일) 이상 깨어있으면 주변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능력이 손상된다며 “짜증, 불안,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환각을 겪을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거나 듣게 된다”고 경고했다.

공식적인 세계 기록을 보유한 랜디 가드너는 과거 미국 NPR과 인터뷰에서 “처음 이틀은 쉬웠지만 이후에 메스꺼움이 느껴졌고, 기억도 잃었다. 알츠하이머와 비슷했다”며 “도전이 끝난 뒤 14시간을 내리 잤다”고 회상한 바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