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의 인공지능(AI) 산업 규모가 2023년 1800억위안(한화 약 34조3800억원)으로 성장하며 베이징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광둥성에는 약 48만9000개의 AI 관련 기업이 있으며, 이중 상장 기업은 1200개다.
현재 광둥성은 첨단 지능형 로봇에 초점을 맞춰 AI와 제조를 통합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3000억위안(약 57조2600억원) 규모의 AI 산업을 구축하고 2027년까지 4400억위안(약 84조원)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반도체, 소프트웨어(SW) 개발, 중국어 데이터셋과 컴퓨팅 인프라 전반에 AI 산업 성장을 촉진해 이 기술을 제조와 교육, 노인돌봄 등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SCMP는 광둥성 AI 생산량 증가의 대부분은 홍콩과 인접한 기술허브인 선전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선전은 광둥성 전체 AI 산업 생산량의 44%인 800억위안(약 15조2680억원)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 텐센트, DJI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다.
SCMP는 그러나 광둥성의 AI산업 규모는 여전히 베이징에 뒤처져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AI 산업의 생산 가치는 2023년 기준 2500억위안(약 47조6900억원)을 뛰어넘었다. 베이징은 지난해 82개 거대언어모델(LLM)을 선보이며 국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베이징은 중국 내 최고 대학의 본거지로, 이는 AI 산업과 인재배출을 강력하게 지원한다. 중국 내 'AI 호랑이기업'으로 불리는 '바이촨' '지푸AI' '문샷AI' '미니맥스AI' 중 3개사가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니맥스AI만이 상하이에 본사가 있다.
SCMP는 중국이 AI를 활용해 국가 산업을 현대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광둥성과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AI 산업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내 폐쇄된 인터넷 환경은 자국기업이 해외 기업과 경쟁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왔다고 SCMP는 분석했다. 2022년 말부터 글로벌 LLM 출시를 주도한 오픈AI의 '챗GPT'는 중국에서 사용할 수 없으며, 이는 중국 내 빅테크 기업이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