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기습한 지 일주일만인 12일(현지 시각) 기준, 접경 지역인 러시아 쿠르스크주 100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참모 회의에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공격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며 “현재 러시아 연방 영토 약 1000㎢를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전체 면적(605㎢)의 약 1.6배에 해당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기습 공격을 감행해 러시아 본토 약 30km까지 진격했다.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서부 지역의 약 28개 마을이 우크라이나에 함락됐으며, 약 수만 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우크라이나가 점령 중이라고 밝힌 쿠르스크 지역에서는 12만 1000여 명이 주민들이 집을 버리고 대피했다. 쿠르스크주의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주지사 대행은 계속된 전투로 러시아 민간인 12명이 사망하고, 121명이 다쳤으며 현재 이 지역에 2000여 명의 주민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이 “협상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하면서 “민간인, 민간 인프라를 무차별 공격하고 핵발전소에 위협을 가하려는 사람들과 어떤 종류의 협상을 하겠나”라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핵발전소 위협'은 전날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화재가 발생한 일을 말한다. 이날 화재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책임 공방을 펼쳤다. 화재로 냉각탑 하나가 손상됐지만 방사능 누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우크라이나가 기습한 러시아 쿠르스크와 벨로고드 지역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전에도 벨고로드 등에 무인기(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지상전을 벌이지 않았다. 이번 공격이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를 때린 최초의 지상전이다.
정확한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은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분열을 노렸지만 이는 실패했다. 우크라이나는 곧 이번 기습에 합당한 보복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복 의지를 드러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