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임종윤 “대주주 5인 지분 투표로 의사결정하자”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자신과 동생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모친 송영숙 회장, 누이 임주현 부회장 등 가족과 개인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포함한 5인으로 '대주주 경영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임종윤 이사는 7일 송 회장 등 다른 대주주에게 제안한 '경영공동체 결성 선언' 초안을 관계자를 통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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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3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초안에 따르면 이들 대주주 경영공동체는 회사 자본구조의 변경이나 합병, 인수 및 매각, 고위 경영진 임명·해임 등 회사 중대한 업무 집행에 있어 통일된 의결권 행사가 목적이다. 공동체 내부 의사결정은 주주총회와 동일한 지분율 비례 투표 방식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더불어 디지털 방식 등으로 안건 상정 5일 안에 결정하자고 덧붙였다.

또 참여 대주주가 회사 주식을 매도할 때는 다른 참여 주주에게 우선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도 제안했다.

임 이사는 이 같은 제안을 지난주 다른 대주주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 최근 공시에 따르면 현재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지분은 29.07%, 3인 연합 측의 지분이 48.19%다. 이 가운데 대주주 개인 지분은 다음 달 3일 3인 연합 내부 지분 이전 거래가 완료되면 신 회장 14.97%, 송 회장 7.08%, 임 부회장 6.73%, 임종훈 대표 10.80%, 임종윤 이사 10.14%가 된다.

임 이사의 이번 제안은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 회장이 지난달 초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을 체결하며 '3인 연합'을 결성하고 이후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려는 데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임 이사의 이번 제안을 다른 대주주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송 회장과 신 회장 등 3인 연합이 의결권 공동행사를 약정한 만큼 이와 다른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체결하려면 3인 연합의 의사가 모아져야 한다.

하지만 3인 연합의 일원인 임 부회장이 앞서 지난 3월 임종윤 이사를 상대로 대여금 266억원을 반환하라며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낸 가압류 신청이 지난달 말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는 등 갈등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또 임 이사가 자신이 가진 한미사이언스 지분 대부분을 담보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상황에서 최근 주가가 3만원 아래로 하락하면서 반대매매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임 이사의 입지를 좁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임 이사 측은 최근 임 이사가 증권회사 등 채권자들로부터 받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과 관련해서는 “다 해결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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